[K-헬스미래는 지금] 에이전트 AI 국가 R&D 첫발… 병원감염 '게임체인저' 주목
조영재 K-헬스미래추진단 프로젝트 매니저 =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적인 연구개발 프로그램인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에서 국내 최초로 '지능형 에이전트(Agent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국가 R&D 과제가 기획됐다. 특히 고질적인 병원감염 문제에 대한 선제적이고 맞춤형 대응을 목표로 하는 만큼 국내외 의료 시스템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게임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병원은 다양한 환자가 입원하기 때문에 구조적·기능적으로 감염 발생과 전파의 위험이 매우 높다. 지난 30년간 △의료시스템 고도화 △항생제 정책 △감염 신고 체계 등의 다양한 노력이 있었지만, 병원감염의 발생률과 치명률은 유의미하게 감소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에선 병원감염 대응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기술의 단편화와 시스템 통합의 부재'를 지목하며 기존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병원감염의 주요 병원체는 다제내성균인 경우가 많아 병원감염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1억 3000만 건이 발생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수천만 명이 사망하거나 수십조 달러의 글로벌 손실이 전망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정해진 목표 달성을 위한 판단·개입·학습을 포함하는 자율적 실행 주체인 '지능형 에이전트 기술'에 주목했다. 지능형 에이전트(에이전틱 AI)는 사용자를 대신해 기능할 수 있는 차세대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인식, 처리, 학습, 행동, 적용에 있어 자율성이 특징이다.
이 기술은 전체 산업계 전반의 생산성, 효율성을 향상시킬 ‘초격차 기술’로 평가받고 있으며 기존의 한계를 넘어 인간과의 협업 수준을 한층 더 발전시켜 바이오헬스 영역에서도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융복합 지능형 에이전트 기반 맞춤형 병원감염 극복 (Innovative Convergent Intelligent Agent for customized Hospital Infection, I-CIA-HI) 분야로, 4년 6개월간 175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최종 목표는 기존 의료기술이나 정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병원감염 관련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능형 에이전트 기반 바이오헬스 혁신 의료기술 및 관련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주요 선정 기관 사례와 연구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경북대 칠곡병원(연구책임자 권기태 교수)에선 '항생제 내성 극복을 위한 지능형 항생제 관리 프로그램(Agentic-ASP) 개발 및 상용화' 과제를 진행한다.
이 과제는 항생제 사용 가이드라인, 전자의무기록(EMR) 데이터, 전문가 자문 등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는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 개발를 목표로 한다. 세부적으론 △환자 정보 요약 에이전트 △항생제 투여 검증 에이전트 △항생제 중재 에이전트 등을 활용해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적정성을 확보해 항생제 관리팀의 업무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항생제 내성 위험 감소, 회복 기간 단축은 물론, 치료 성공률을 높여 의료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성균관대(연구책임자 박재현 교수)는 '병원감염 예방 및 예측을 위한 융복합 지능형 에이전트 개발'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제는 공기 및 접촉 전파 감염에 대한 포괄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을 위한 다양한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요 에이전트로는 미량의 공기 중 병원체를 감지하는 자동 공기 매개 병원체 감지 에이전트, 공기 전파 위험을 10배 이상 줄이는 층류 기반 공기 전파 제어 에이전트, 손 위생 및 개인 보호 장비(PPE) 준수율을 90% 이상 정확도로 모니터링하는 감염 위험 행동 자동 모니터링 에이전트, 그리고 LLM 기반으로 4대 주요 병원감염을 자동 감시하는 병원감염 자동 감시 에이전트 등이 있다.
최종적으로 이 모든 핵심 기술을 통합한 '멀티 모달 병원감염 예방 및 예측 AI 에이전트' 개발을 통해 감염원 예측 정확도 90% 이상, 감염 통제 전략 권고 정확도 70% 이상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번 과제는 기존의 특정 질환·개별 환자 중심의 진단·예측 수준을 넘어, 병원 현장의 인력 및 구조적 인프라 한계와 같은 난제를 해결하고, ’선제 대응에 초점을 둔 융복합 지능형 에이전트 기반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는 국가연구개발사업 지원을 통한 전 세계 최초의 '병원단위 감염관리 혁신 성공사례'를 창출로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 확보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 감소, 환자 안전성 향상, 국가 감염병 대응 및 공중 보건 기여, 의료 AI 연구 및 산업 활성화, 감염 질환을 넘어 다양한 의료 분야로의 확장 등 광범위한 사회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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