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항암제 부담 낮춘다…희귀 폐암·위암·요로상피암 건보 확대

내달부터 레테브모·빌로이·파드셉+키트루다 건강보험 적용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희귀·소외암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다음 달부터 희귀 폐암·진행성 위암·요로상피암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된다.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 1일부터 유전자 변이 희귀 폐암 치료제 '레테브모캡슐',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전이성 위암 치료제 '빌로이주', 요로상피암 1차 치료제 '파드셉주+키트루다주' 병용요법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고 30일 밝혔다.

먼저 희귀 유전자 변이인 RET 융합으로 발생하는 비소세포암과 갑상선 수질암 치료제 '레테브모캡슐'이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RET 융합 비소세포암은 폐암 환자의 1~2%에서 발생하는 희귀 암종으로 국내 환자는 300명 미만으로 추정된다.

레테브모캡슐은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와 달리 해당 암세포를 특정해 공격하는 표적항암제로,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사제가 아닌 경구 복용 약제여서 항암치료를 위해 매번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환자의 불편도 줄어들 전망이다.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치료제 '빌로이주'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2019~2023년 기준 78.6%지만,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전이성 위암의 중앙생존기간은 6~10개월, 5년 상대생존율은 10% 내외에 불과하다.

빌로이주는 기존 치료법과 비교해 내성 발생 위험을 41% 낮추고 전체 생존 기간을 약 2배 연장하는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이번 건강보험 적용으로 해당 환자의 치료비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요로상피암 1차 치료에서는 신약 '파드셉주'와 기존 약제 '키트루다주'의 병용요법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요로상피암은 신우·요관·방광·요도 등 소변이 지나가는 부위를 덮고 있는 요로상피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전체 암 발생의 약 2.5%를 차지하는 암종으로 다른 암종에 비해 질병 진행 속도가 빨라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기존에는 키트루다주가 1차 치료에 실패한 이후 2차 치료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됐지만, 이번 조치로 1차 치료 단계부터 파드셉주와 키트루다주 병용요법을 건강보험 적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파드셉주는 암세포를 정밀하게 공격하고 키트루다주는 암 환자의 면역반응을 강화해 치료를 돕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주요 임상 결과에서는 기존 치료 방법과 비교해 전체 생존 기간이 약 2배 연장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번 보험 적용 확대는 서로 다른 제약사가 특허를 보유한 신약 간 병용요법에 건강보험을 적용한 사실상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재 관련 법령상 각각의 제약사와 보건당국이 개별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두 제약사가 '희귀·중증질환자의 치료 사각지대 해소'라는 목표 아래 합의를 끌어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신약 간 병용요법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통해 고액의 약제비로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덜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