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방국립대병원 전공의 절반도 못 채웠다…흉부외과·소아과는 10%대

9개 필수과 평균 충원율 46.7%…서울대병원 73%와 큰 격차
흉부외과 14.6%·소아청소년과 14.4%…일부 과는 수년째 0명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지방 국립대병원 필수의료과목 레지던트(전공의) 충원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장혈관흉부외과와 소아청소년과는 충원율이 10%대에 머물렀고 일부 병원은 수년째 지원자를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지역 필수의료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국립대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방 국립대병원 9개 필수의료과목의 올해 레지던트 평균 충원율은 46.7%로 집계됐다. 정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서울의 국립대병원인 서울대병원(73%)과도 큰 격차를 보였다.

조사 대상 과목은 내과, 신경과, 외과, 신경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가정의학과 등 9개 필수의료과목이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과목별 충원 현황을 보면 심장혈관흉부외과와 소아청소년과의 상황이 특히 심각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충원율은 14.6%, 소아청소년과는 14.4%에 불과했다. 외과(34.3%), 산부인과(36.9%), 가정의학과(25.3%) 역시 낮은 충원율을 보였다.

반면 신경외과는 87%로 가장 높았고 내과 60%, 신경과 56.3%, 응급의학과 53% 등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신경외과는 뇌·척수 질환뿐 아니라 척추 질환과 통증 치료 등을 폭넓게 다루면서 상대적으로 전공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병원별로는 전남대병원이 64.9%로 가장 높았고 전북대병원(59.6%), 부산대병원(56.5%), 충남대병원(50%)이 뒤를 이었다.

반면 경상국립대병원은 47.8%에 그쳤고 충북대병원(42.5%), 강원대병원(40%), 경북대병원(39.3%)은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제주대병원은 29%로 가장 낮은 충원율을 기록했다.

일부 필수의료과목은 사실상 수련 인력 명맥조차 잇지 못하고 있다. 충북대병원 본원 외과(정원 7명)와 심장혈관흉부외과(정원 1명), 충남대병원 본원 가정의학과(정원 12명)는 수년째 레지던트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올해 역시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지역 분원으로 갈수록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경상국립대병원 분원은 심장혈관흉부외과(정원 4명)와 소아청소년과(정원 5명) 레지던트를 수년째 단 한 명도 충원하지 못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분원 산부인과(정원 3명) 역시 올해 지원자가 없었다.

수련 인프라 유지 자체가 어려워지는 사례도 등장했다. 경북대병원 분원은 올해부터 지도전문의 부족으로 신경외과를 필수의료 수련과목에서 제외했다.

제주대병원은 필수의료과목 정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과 모자협약을 맺고 배정받은 레지던트 정원 일부를 수도권 병원으로 이전했다. 이에 따라 제주대병원에 배정됐던 외과, 신경외과, 신경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 등 6개 필수과목 정원 27명은 현재 서울대병원 등에서 수련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레지던트 충원에서 지역 간 격차뿐 아니라 전공과목 간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며 "지방 필수과목 수련체계가 붕괴하면 지역 필수의료는 더욱 취약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레지던트가 전공의와 교수로 성장하며 지역에 정착하도록 만드는 것이 지역완결형 의료체계의 핵심"이라며 "지방 국립대병원이 서울 빅5 병원 수준의 임상·교육·연구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