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의전원 어디로 가나…남원·서울 맞붙은 입지 논쟁 이번주 결론
정은경 "국립중앙의료원 옆 희망"…남원은 유치 총력전
국립중앙의료원 이전론까지 제기되며 입지 논쟁 격화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정부가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 양성을 목표로 추진하는 국립의학전문대학원(국립의전원) 소재지를 이번 주 확정한다. 지역 균형발전과 공공의료 인력 양성이라는 정책 목표가 맞물린 사업인 만큼 최종 입지 선정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정부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 1일 '제4차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준비위원회'를 열고 국립의전원 소재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립의전원은 이른바 '공공의대' 성격의 국가 주도 의사 양성기관으로 졸업생은 의사 면허 취득 후 공공의료기관에서 15년간 의무 복무하게 된다. 대학원만 설치하는 4년제 대학원대학 형태로 운영되며 학생들에게는 학비 등을 지원하고 공공의료 특화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정부는 이를 국정과제로 추진해 올해 5월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이후 지난 7월 설립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학교 조직과 교육과정, 학생 지원, 의무복무 체계, 기반 시설 구축 방안 등을 논의해 왔다. 복지부는 2029년 개교, 2030년 교육과정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유력한 후보지로는 전북 남원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NMC) 인근 부지가 거론된다. 남원은 서남대 의대 폐교 이후 공공의대 설립 논의가 시작된 지역으로 국립의전원을 지역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전북도와 남원시는 정부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막판 총력전에 나선 상태다.
이원택 전북지사는 최근 남원의료원과 국립의전원 후보 부지를 찾아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남원이 그간 쌓아온 준비와 정책적 연속성이 정부의 설립 논의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설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북 남원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며 "서울 대형 병원을 찾는 환자 10명 중 6명이 지방 환자다. 이 악순환을 끊을 첫 단추가 국립의전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 의원은 지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립의전원 설립법'(공공의대법)을 대표발의했다.
전북은 공공의대 설립 논의가 본격화된 2018년부터 관련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남원에는 국립의전원 예정 부지의 약 55%가량이 이미 확보돼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정부 안팎에서는 국립중앙의료원과의 연계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서울 중구 방산동 미 공병단 부지로 신축 이전하고, 현 을지로 부지는 공공의료 클러스터와 국립의전원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립의전원을 국립중앙의료원과 연계해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난 7월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이 주 수련병원이 될 것이어서 국립중앙의료원 옆에 국립의전원을 설립하는 부지를 확보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며 "수련 병원과 의과대학이 근접하게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꼭 해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립중앙의료원을 주 수련병원으로 삼아 국립의전원을 연계 운영하는 구상을 내놓자 남원 지역에서는 국립중앙의료원까지 남원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남원시의회는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필수 의료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국립중앙의료원 남원 이전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국립의전원이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국가 정책인 만큼 교육과 임상실습, 전문의 수련, 연구가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국립중앙의료원과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원 지역에서는 국립의전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이 함께 배치돼야 교육·수련·연구 체계가 완성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박 의원 역시 국립중앙의료원을 국립의전원과 함께 남원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서울 신축 이전 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국립중앙의료원을 다시 서울에 신축 이전하는 것은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필수 의료 강화라는 국립의전원 설립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의료계 일각에서는 지역 균형발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교육·수련 체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는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 보면 국립의전원이 남원에 들어서는 것이 맞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서울이 더 적합하다고 본다"며 "의전원 학생들의 교육과 수련을 생각하면 수업은 남원에서 듣고 수련은 서울에서 하는 방식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중앙의료원이 신축 이전하면 기존 부지가 남게 되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며 "남원은 제2캠퍼스나 지역 교육 거점 등의 역할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립의전원 입지 논의를 단순한 부지 선정 문제가 아니라 지역·필수 의료 인력 양성 체계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국립의전원은 지역에 설치해야 한다"며 "수련 의료기관도 시·도립병원과 지역 상급종합병원을 활용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중앙의료원은 공공의료 컨트롤타워 역할로 재정립돼야 한다"며 "국립중앙의료원은 필요한 경우 국립의전원 수련기관 역할을 맡을 수 있겠지만 그 역할은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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