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해부실습용 시신 공유 가능해진다…허가 기준 마련
부족 대학에 교육용 제공 근거 신설…지도 자격도 넓혀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보건복지부가 의과대학 해부 실습에 활용할 시신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목적 시체제공기관의 허가 기준을 마련했다. 해부와 해부 지도에 참여할 수 있는 인력 범위도 확대한다.
복지부는 22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은 지난해 개정된 법률의 후속 조치다. 확대된 시체 해부·해부 지도 자격의 세부 기준과 교육목적 시체제공기관의 허가 기준 및 절차, 과태료 부과 기준 등을 구체화했다.
가장 큰 변화는 해부 인력 범위 확대다. 기존에는 종합병원 전속 전문의로 5년 이상 재직한 의사만 시체 해부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의·치·한의과대학이나 의료기관에 재직 중인 의사·치과의사가 시체해부심의회의 심의를 거치면 해부할 수 있다.
해부 지도 자격도 넓어진다. 기존에는 해부학·병리학·법의학 전공 교수·부교수·조교수만 해부를 지도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강사까지 포함된다. 비전공자도 해부 관련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거나 관련 과목 9학점 이상 이수, 또는 해부 관련 경력 4년 이상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심의를 거쳐 해부 지도가 가능해진다.
특히 개정 법률에는 기증 시신이 부족한 의과대학에 학생 교육 목적으로 시신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가 신설됐다.
의료계에 따르면 기증 시신은 대학별 확보 규모 차이가 커 일부 대학은 해부 실습용 시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시신을 다른 대학 등에 제공할 수 있는 교육목적 시체제공기관의 시설·장비·인력 기준도 마련됐다. 교육목적 시체제공기관은 해부실습실과 검사실, 시체실(안치실)을 갖춰야 한다. 공기 정화시설과 배수시설, 냉난방·조명시설 등도 설치해야 한다. 인력 기준으로는 조교수 이상 책임자와 시체 처리 담당자, 기증 상담 담당자를 둬야 한다.
이와 함께 시체를 법이 허용한 범위를 벗어나 제공하거나 정보시스템을 통한 시체 이용 현황 보고 의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기준도 마련했다. 과태료는 위반 횟수에 따라 1차 200만 원, 2차 300만 원, 3차 500만 원이다.
복지부는 시행령 개정과 함께 시체해부심의위원회 구성·운영과 시체 이용 현황 보고 방식 등을 담은 시행규칙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임을기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관은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해부에 관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시체 해부와 해부 지도에 참여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된다"며 "기증 시신이 부족한 의과대학에 교육 목적으로 시신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존중하면서 기증 시신이 적정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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