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의사회 "미프진보다 입법이 먼저…국회 책임 다해야"
"도입 자체는 반대 안 해…제도적 기반 마련이 우선"
"5년째 입법 공백…환자 안전·의료인 보호 장치 갖춰야"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정부가 먹는 임신중지약인 미프진 도입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5년째 이어지는 입법 공백을 지적하며 국회의 후속 입법을 촉구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임신중지약 도입 자체를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지만 환자 안전과 의료인의 법적 보호를 담보할 제도적 장치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성평등가족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임신 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보고했다. 정부는 현재 불법 유통되고 있는 임신 중지 약물을 국가 의료체계 안으로 편입해 안전하게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약물 도입 초기 2년간 의료기관 내 의사의 직접 처방·조제를 원칙으로 운영하고, 이후 부작용 및 안전성 평가 결과를 토대로 확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현재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인 임신 중지 약물에 대해 안전성과 유효성, 품질, 위해성 관리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의사회는 "헌법재판소가 2019년 낙태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해당 조항은 2021년 효력을 상실했지만 이후 5년이 지나도록 후속 입법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임신 중지와 미프진 도입 문제를 개별 의료기관의 판단이나 행정부의 지침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며 "입법 공백의 책임은 국회에 있으며 국회가 정치적 책임을 갖고 입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안전 문제도 제기했다. 의사회는 "임신중지약은 불완전유산과 과다출혈 등 합병증 발생 시 후속 수술적 처치와 응급의료 연계가 필요한 의약품"이라며 "안전망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도입은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인 보호 장치 마련도 요구했다. 의사회는 "현재의 입법 공백 속에서 임신 중지 의약품이 도입될 경우 의료인은 처방과 집행 과정에서 형사처벌 우려에 직면할 수 있다"며 "행정지침만으로는 의료인의 법적 보호를 담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에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을 통한 임신 중지 관련 규율 명확화 △임신 중지 의약품 허가·처방·조제·투약 체계 마련 △합병증 발생에 대비한 응급의료 안전망 구축 △의료인 법적 보호 방안 마련 △양심적 처방 거부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의사회는 "임신 중지 문제와 미프진 도입은 행정부의 지침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국민 건강과 의료인의 법적 지위를 담보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안전한 제도 설계를 위해 국회가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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