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동결, 재정위기 외면한 결정…적립금 고갈 앞당길 것"
건강보험노조, 성명 내고 보장성 강화 위한 재정대책 촉구
"보장성 후퇴 땐 민간보험 의존 심화…의료비 부담 커질 것"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의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 동결 결정에 대해 "예고된 재정 위기를 외면한 결정"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건보노조는 9일 성명을 내고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증가와 건강보험 적립금 고갈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보험료율 동결은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가속할 수 있다"며 법정 국고지원 확대와 보장성 강화를 촉구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전날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을 올해와 같은 7.19%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동시에 희귀·중증 난치질환자와 중증 당뇨병 환자, 무치악 노인, 소아·청소년 등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방안도 의결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 총액은 125조 원으로 2024년 116조 2375억 원보다 7.6% 증가했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비중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전체의 44.8%를 차지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연구에서는 이 비중이 2030년 53.1%, 2040년 63.9%, 2050년 70.2%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국회예산정책처도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경고한 바 있다. '2024~2033년 중기재정 전망'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2026년 5000억 원 적자를 시작으로 적자 폭이 확대돼 2031년 적립금이 소진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누적 적자는 2032년 20조 원, 2033년 28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노조는 "수입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린 인위적 동결은 적립금 소진 속도를 더욱 올려 건보 재정을 순식간에 절벽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정부의 국고지원 문제도 비판했다. 노조는 "법에 명시된 국고지원 20%는커녕 비상 진료 지원과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필수 의료 대책 등 8조 6000억 원이 넘는 국가 정책사업 비용을 건강보험 재정에서 사용하고 있다"며 "국고지원 정상화는 외면한 채 건강보험료율만 동결하는 것은 국민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건강보험 재정 악화가 보장성 후퇴와 국민 의료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적립금 소진에 따른 재정 악화는 결국 보장성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그 빈자리를 민간 보험이 채우면서 국민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는 △법정 국고지원 20% 이행 △국가 부담 비용의 건강보험 재정 전가 중단 △건강보험 및 노인장기요양보험 보장성 강화를 요구했다.
이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재정에 대한 책임 있는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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