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예산안]"다음 팬데믹 초고속 대응"…국산 mRNA백신 개발에 405억 투입
질병청, 내년 예산 988억 늘린 1조4347억…감염병 대응 역량 고도화
HPV 9가 전환·폐렴구균 백신 확대…만성·희귀질환 지원도 강화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질병관리청이 차기 팬데믹 대비 역량 강화와 국가예방접종 확대를 핵심으로 한 2027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신종 감염병 대응 체계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만성·희귀질환 지원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연구개발 투자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일 질병청에 따르면 2027년도 질병청 예산안은 올해 본예산(1조 3359억 원) 대비 988억 원(7.4%) 늘어난 1조 4347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
질병청은 △국가예방접종 보장성 강화 △신종 감염병 대응 역량 확충 △만성·희귀질환 지원 확대 △AI 기반 보건의료 연구개발 강화를 4대 중점 분야로 제시했다.
우선 국가예방접종 사업 예산을 확대해 영유아와 고령층 접종을 안정적으로 지원한다. 국가예방접종실시 예산은 2067억 원에서 2522억 원으로, 65세 이상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예산은 1228억 원에서 1354억 원으로 늘었다.
특히 학령기 청소년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원 연령을 기존 14세 이하에서 15세 이하로 확대한다. 관련 예산도 82억 원에서 125억 원으로 증액됐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접종은 국가 지원 백신을 기존 4가 백신에서 9가 백신으로 전환한다. 9가 백신은 예방할 수 있는 HPV 유형이 4종에서 9종으로 늘어나 자궁경부암 등 HPV 관련 질환 예방 범위가 확대된다.
남성 청소년 지원 연령도 기존 12세에서 13세로 넓힌다. HPV 예방접종 예산은 302억원에서 409억원으로 증가했다.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폐렴구균 예방접종도 기존 다당백신(PPSV)에서 단백결합백신(PCV)으로 전환한다. PCV는 예방 범위가 더 넓고 면역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관련 예산은 136억 원에서 418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아울러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CRE) 감염증 감소 전략 사업을 3개 시도에서 6개 시도로 확대하고 다제내성균 특화병원 6곳을 신규 지정해 운영한다. 의료 관련 감염관리 및 감시체계 운영 예산은 57억 원에서 77억 원으로,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 대책 예산은 20억 원에서 37억 원으로 증액됐다.
신종 감염병 위기관리 체계도 한층 강화한다.
질병청은 신·변종 감염병을 조기에 포착하기 위해 급성호흡기감염증 병원체 감시 대상에 요양병원을 새로 포함하고 감시기관을 기존 100곳에서 130곳으로 확대한다.
또 세계 최초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개발된 국산 탄저백신의 품목허가 유지와 활용을 위한 후속 연구 예산 28억 원을 신규 편성했다.
지역 단위의 대규모 검사 역량 강화를 위해 우수 감염병병원체 확인 기관은 수도권 9곳에서 전국 15곳으로 확대하고 민간 감염병 검사관리 체계 구축 사업도 새롭게 추진한다.
아울러 국내 첫 감염병 전문 병원인 호남권 감염병 전문병원(조선대병원)의 내년 상반기 개원을 지원하는 한편, 기존 국가 지정 입원 치료 병상과 긴급 치료 병상을 통합한 국가 감염병 병상 체계를 구축한다. 지원 대상 병상은 706병상에서 1208병상으로 확대되며 이를 위해 국가 감염병 병상 운영관리 예산 69억 원을 신규 편성했다.
감염병 위기 상황에 대비한 대응 인프라도 확충한다.
의료진 보호를 위한 개인보호구 구매·관리 예산 50억 원과 신종인플루엔자 등에 대응하기 위한 항바이러스제 비축 예산 255억 원도 새로 반영됐다.
이와 함께 AI 기반 감염병 매개체 실시간 감시체계를 7개 이상에서 10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해외 유입 모기·진드기 등을 집중 감시하는 '해외 유입매개체 집중감시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질병청은 차기 팬데믹 대응 역량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대폭 확대한다.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 예산은 올해 264억 원에서 내년 405억 원으로 늘렸다. 장호연 질병청 기획조정관은 전날 열린 브리핑에서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임상 1상 26억 원, 임상 2상 154억 원, 임상 3상 216억 원 등 총 396억 원의 임상 연구비를 편성했다"며 "국가 지원을 통해 가능한 한 신속하게 국산 mRNA 백신 개발이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AI 기반으로 병원체 분석부터 항원 설계, 임상 진입까지 지원하는 '한국형 팬데믹 대비 엔진'(K-AI PPX) 구축 사업에 80억 원을 신규 편성했다.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mRNA 항체치료제 개발 예산 15억 원도 새롭게 반영했다.
질병청은 이와 함께 방대한 질병 데이터를 통합 활용하는 '질병데이터ON' 플랫폼 구축에 착수하고, 코호트 기반 멀티모달 헬스케어 AI 데이터 세트 구축 사업에도 46억 원을 신규 투자한다. 국가 보건의료 연구인프라 구축 예산도 171억 원에서 187억 원으로 확대했다.
만성질환과 희귀질환 지원도 확대한다.
고혈압·당뇨병 등록 교육센터는 만성질환 통합관리센터로 개편하고 운영 지역을 19개 시·군·구에서 29개 시·군·구로 확대한다.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예산은 84억 원에서 103억 원으로 늘어난다.
희귀질환 분야에서는 유전자 검사 지원 규모를 기존 1150건에서 2713건으로 확대하고 권역별 희귀질환 전문기관도 19곳에서 21곳으로 늘린다. 희귀질환자 지원사업 관리 예산은 55억 원에서 83억 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2027년부터 희귀질환 의료비 지원 시 부양의무자 가구의 소득·재산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계획이다.
이밖에 국가 노쇠 관리 표준 평가 체계 구축 사업에 1억 6000만 원을 신규 편성하고 전국 530여개 응급실을 활용한 온열·한랭질환 감시와 예측 모델 고도화 등 이상기후 대응 사업에도 4억 원을 투입한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질병청의 핵심 기능을 한층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예산을 편성했다"며 "차기 팬데믹 위협은 물론 일상 속 다양한 건강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빈틈없이 지킬 수 있도록 주요 사업 예산을 지속해서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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