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명 포기하지 않는다"…서울성모 선천성질환 협진 3000례

2009년 센터 설립 후 3067건 협진…14개 진료과 30여 명 전문의 참여
산전 진단부터 분만·수술·재활까지…출생 후 성장·발달도 장기 관리

서울성모병원 선천성질환센터 의료진이 출산 전 태아의 선천성질환이 의심되는 산모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다학제 대면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병원 제공)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선천성질환센터가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진단하고 출생 전후 치료계획까지 세우는 다학제 협진 3000례를 달성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선천성질환센터가 지난 6월 기준 산부인과 외래 산모를 대상으로 총 3067건의 다학제 협진을 시행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선천성질환센터는 태아 상태에서 각종 선천성질환을 진단하고 출생 전후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2009년 3월 설립됐다. 현재 산부인과 전문의 5명을 중심으로 소아청소년과, 진단검사의학과, 소아외과, 소아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신경외과 등 총 14개 진료과 30여 명의 전문의가 협진에 참여하고 있다.

설립 당시에는 지금처럼 유전자 분석이 활발하지 않아 태아의 중증 이상이 발견되면 임신중절을 고민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센터 의료진들은 모든 생명은 존엄하다는 가톨릭 의료기관의 생명존중 정신을 바탕으로, 포기해야 한다고 여겨졌던 작은 생명들을 지켜왔다.

국내외 연구들에 따르면 산전 초음파 검사에서 외과적 이상이 의심된 사례의 위양성률은 통상 8~9% 내외에 달한다. 초기 검사 결과만으로 임신 중단 여부를 결정할 경우 오차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정확한 진단과 출생 후 치료 가능성을 함께 살피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에 서울성모병원 선천성질환센터 의료진은 산전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관련 진료과와 함께 태아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출생 후 치료 가능성과 예후를 확인한다.

이후 산모에게 치료 방향을 설명하고 분만 방법과 시기를 포함한 계획을 세운 뒤 출생 후 필요한 진료로 연계한다.

지난 6월까지 협진 진료과는 진단검사의학과가 57%로 가장 많았고 소아청소년과(소아심장)가 25%로 뒤를 이었다. 소아외과, 신경외과, 비뇨의학과 등도 협진에 참여했다. 주요 진단 질환은 심장종양, 중추신경계 구조 이상, 난소낭종, 구개열 등이었다.

고령 임신이 늘면서 산전 진단과 다학제 협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협진 대상 산모의 평균 연령은 2009년 31세 2개월에서 2026년 34세 5개월로 높아졌다. 산부인과와 진단검사의학과의 협진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유전질환 진단도 협진의 주요 영역이다. 서울성모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는 태아 염색체 이상 검사와 산전 유전자 검사, 희귀·유전질환 산전 진단 등을 시행하고 있다. 검사에서 이상이 확인되면 선천성질환센터 의료진이 함께 출생 후 치료계획까지 세워 환자와 가족에게 치료 방향을 제시한다.

실제 선천성질환센터에서는 태아의 선천성 횡격막 탈장이 의심된 산모에게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소아외과 등 여러 진료과가 함께 치료계획을 세운 사례도 있다. 선천성 횡격막 탈장은 횡격막에 구멍이 생겨 복부 장기가 흉강으로 올라오는 질환으로 호흡기·순환기 문제와 외과적 치료가 함께 필요하다.

해당 신생아는 출생 직후 기관 삽관을 시행하고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해 인공호흡기 치료와 횡격막 탈장 교정수술을 받았다.

센터의 역할은 출생 직후 치료에 그치지 않는다. 질환과 치료 과정에 따라 퇴원 이후에도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한 여러 진료과가 성장과 발달을 살피며 장기적으로 관리한다.

실제 이 신생아도 퇴원 후 소아청소년과, 재활의학과, 소아외과, 이비인후과 등 여러 진료과가 성장과 발달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센터는 진단과 수술뿐 아니라 재활과 심리 지원, 유관기관 연계까지 포함한 통합 의료도 제공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선천성질환 환아가 없도록 기부금과 사회사업팀을 통한 치료비 지원도 진행하고 있다.

박인양 서울성모병원 선천성질환센터장은 "고위험 산모가 증가하면서 산모와 신생아 모두에게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진료를 제공하는 선천성질환센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의료진의 결정을 믿고 두려움 속에서도 출산과 아이의 치료를 함께 견뎌주신 보호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