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6→고3을 7년 추적했더니…흡연·음주 늘고 운동은 줄었다

식생활·신체활동 등 건강행태 전반 악화…패스트푸드·단 음료 섭취 증가
전자담배 중복사용 두드러져…여학생 불안장애·스마트폰 과의존 더 높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7년간 같은 학생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학년이 올라갈수록 흡연과 음주가 늘고 식생활과 신체활동 등 건강생활 실천은 전반적으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중복 흡연이 단독 사용보다 많았고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불안장애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7차(2025년) 청소년건강패널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청소년건강패널조사는 2019년 전국 초등학교 6학년 학생 5051명을 대상으로 구축한 패널을 10년간 추적하는 조사로, 이번 결과는 1~7차 조사에 모두 참여한 3756명을 분석한 것이다.

조사 결과 평생 담배제품 사용 경험률은 초등학교 6학년 당시 0.35%에서 고등학교 3학년 11.93%로 11.58%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30일 동안 하루 이상 담배를 사용한 현재 사용률도 0.01%에서 5.30%로 늘었다.

고3의 담배제품별 현재 사용률은 일반담배가 4.41%로 가장 높았고 액상형 전자담배 3.61%, 궐련형 전자담배 1.59% 순이었다.

특히 일반담배와 액상형·궐련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이중·삼중 사용 비율이 각각의 담배제품만 사용하는 단독 사용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준현 대구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의 약 77%는 다른 담배제품도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담배제품 사용이 추가·확장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종류의 담배를 시작하면 심리적 장벽이 낮아져 여러 담배제품으로 이어지고 니코틴 의존도도 강화될 수 있다"며 "제품 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담배제품을 포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또 "미국에서는 이미 액상형 전자담배가 청소년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담배제품으로 자리 잡았다"며 "국내도 일반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어 전자담배 중심으로 이동하는 과도기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현재 흡연자 담배제품 중복사용 행태. (질병청 제공)

음주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증가했다. 평생 음주 경험률(모금 기준)은 초등학교 6학년 36.4%에서 고등학교 3학년 68.4%로 늘었고 현재 음주율은 0.7%에서 11.2%로 증가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으로 진급하는 시기의 신규 음주 발생률이 18.1%로 가장 높아 이 시기에 처음 술을 접하는 학생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식생활과 신체활동도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주 5일 이상 아침을 거르는 결식률은 17.9%에서 32.8%로 높아졌고 하루 한 번 이상 과일을 먹는 비율은 35.4%에서 16.3%, 우유·유제품 섭취율은 45.7%에서 16.8%로 감소했다.

반면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는 비율은 20.9%에서 31.4%, 단맛 음료 섭취율은 50.9%에서 60.9%로 증가했다.

운동량도 감소했다. 하루 60분 이상, 주 5일 이상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비율은 초등학교 6학년 29.8%에서 고등학교 3학년 11.4%로 18.4%포인트 줄었다.

질병관리청 제공

정신건강에서는 성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고등학교 3학년의 중등도 이상 범불안장애 경험률은 8.3%였으며 여학생은 11.4%로 남학생(5.3%)의 두 배를 웃돌았다. 스마트폰 과의존 경험률도 여학생이 35.2%로 남학생(28.8%)보다 높았다.

황 교수는 "여학생은 사춘기 이후 불안 증상이 내재화되는 경향이 있고 학업과 외모, 또래관계 등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도 사회관계와 소통 중심으로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 과의존 경험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학생들이 학업 중심 환경 속에서 흡연과 음주, 식생활,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건강행태가 점차 악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보건학적 경고등"이라며 "가정과 학교, 사회가 함께 유해환경을 차단하고 학년 전환기별 금연·금주 프로그램과 전자담배, 고카페인 음료, 디지털 과의존 등에 대응하는 맞춤형 청소년 건강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