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희귀질환 진단기기 긴급도입…전신마취 부담 던다

공급 중단된 선천성 거대결장증 진단용 생체검사용도구 지정
정부 직접 수입·공급…신생아·영아 진단 공백 해소 기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희소·긴급도입 의료기기로 지정한 선천성 거대결장증(히르슈슈프룽병) 진단용 생체검사용도구. (식약처 제공)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선천성 거대결장증(히르슈슈프룽병) 환아들이 전신마취 없이 보다 안전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6일 국내 공급이 중단됐던 신생아·영아 선천성 희귀질환 진단용 의료기기를 희소·긴급도입 의료기기로 지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지정된 제품은 '생체검사용도구'(rbi2 Suction Rectal Biopsy System)로 신생아와 영아에서 발생하는 선천성 거대결장증을 진단하기 위해 직장 점막 조직을 채취하는 데 사용된다.

선천성 거대결장증은 장운동을 담당하는 장관신경절세포가 선천적으로 없어 장 내용물이 항문 쪽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희귀질환이다. 출생아 4000~50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며 국내에서는 연간 약 10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식약처는 해당 제품이 해외 제조사의 생산 중단으로 국내 공급이 끊긴다는 언론 보도와 의료현장의 의견을 확인한 뒤 공급 재개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과 함께 대체품을 조사하고 해외 제조사와 직접 공급계약을 추진했으며 대한소아외과학회 자문과 소아외과 전문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이 참여한 전문가 심의를 거쳤다.

또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전국 9개 주요 병원의 제품 사용 현황과 진단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희소·긴급도입 의료기기로 지정했다.

제품 지정을 신청한 이주연 전남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현재 국내 의료기관에서는 흡인생검에 필요한 소모품을 구할 수 없어 생후 6개월 이내 신생아와 영아들이 마취 없이 가능한 직장 흡인생검 대신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적 전층생검을 받아야 했다"며 "이번 지정으로 의료현장의 애로사항이 해소돼 아이들이 전신마취의 위험과 고통 없이 안전하게 검사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의료기기 수급 상황과 의료현장의 의견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수 의료기기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희소·긴급도입 의료기기 제도는 희귀·난치질환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필요하지만 국내에서 허가·유통되지 않는 의료기기를 국가가 직접 수입·공급하는 제도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은 서울, 김포, 대전, 대구, 부산 등 전국 9개 권역 보관소를 운영하며 365일 24시간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