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특별편] 반려동물 건강한 노화, 사람 정서적 안정에 도움
로얄캐닌, 반려동물 노화 관련 보호자 인식 조사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반려동물의 노화를 막연히 걱정하기보다 건강한 노년을 준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반려견, 반려묘의 노화를 '더 건강하고 활기찬 미래를 위한 인식의 전환점'으로 삼을 때 사람의 정서적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세실 쿠탕 글로벌 펫푸드 브랜드 로얄캐닌(Royal Canin) 회장은 최근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린 '2026년 벳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전 세계적으로 2억 900만 마리 반려동물이 노령기"라고 밝혔다. 코로나 대유행 시기 입양된 강아지, 고양이가 6~7세가 됐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4마리 중 1마리가 노령동물인 셈이다.
수의학적 발전과 영양 개선으로 반려견의 기대 수명은 지난 20년간 2.2년(사람 나이 10~15년) 증가했다. 소형견이나 고양이는 17~18세까지 살 수 있게 됐다. 유년기나 성년기보다 노년기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이에 따라 단순 수명 연장을 넘어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예방'과 '조기 발견'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최근 로얄캐닌은 '반려동물 노화에 대한 보호자 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올해 초 전 세계 18개국 반려동물 보호자 약 2만 명(한국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한국 보호자 2명 중 1명(55.1%)은 반려동물을 '자녀나 형제'와 같은 가족의 핵심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 같은 깊은 유대감은 반려동물의 노화에 대한 높은 정서적 불안과 연결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대다수의 응답자(80.7%)는 반려동물이 '나보다 더 빨리 늙어간다'는 생각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는 글로벌 평균(66.1%)뿐 아니라 미국·캐나다(54.7%), 프랑스(58.7%), 일본(62%) 등 주요 국가 응답을 웃도는 수치다. 한국 보호자들이 반려동물과 강력한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
깊은 애정은 노화에 관한 대화를 회피하는 원인 중 하나였다. 대화를 피하는 이유로는 '너무 슬퍼서(53%)'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주요 걱정거리로는 암과 같은 질병(41.8%), 관절 문제(29.6%)를 꼽았다.
한국 보호자의 과반수는 관절염(75%), 심장 질환(58%) 등 일반적인 노령 질환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뇨병을 인지하지 못하는 비율(30.1%)은 글로벌 평균(25%)보다 높아 특정 질환에 대한 인지에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관리를 위한 각종 비용 역시 보호자의 마음과는 별개로 건강한 노년 준비에 부담으로 인식됐다.
한국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의 건강한 노년을 위해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감정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반려동물의 노화를 외면하지 않고 관리하려는 책임감도 컸다.
노화 관리를 미루는 이유로 '반려동물이 괜찮아 보여서'라고 답한 비율은 25.5%였다. 글로벌 평균(31.4%)이나 미국·캐나다(32.6%), 프랑스(34.8%), 호주(32.1%) 등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 건강할 때 대응하려는 '선제적 관리' 의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보호자들의 강한 책임감은 반려동물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반려동물의 노화는 더 건강하고 활기찬 미래를 위해 보호자가 주도적인 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인 만큼 이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전문가 분석 결과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사람과 동물의 건강에 대한 관점이 많이 바뀌었다. 단순히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가 중요해졌다.
정부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에 발맞춰 질병 치료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1월 반려동물 감염병 및 비감염성 질환 연구, 줄기세포 특성 연구를 위한 '반려동물질환연구실'을 신설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반려동물 질병 연구를 체계화하기 위해 민관학 협의체도 발족했다.
유한양행, 그린벳, 조에티스, 엘랑코 등 의약품 업계에서도 반려동물 질병 연구와 건강검진 캠페인을 통해 관리 중요성을 꾸준히 알리고 있다.
로얄캐닌은 '건강 수명'을 내세워 반려동물이 사는 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제 기능을 다하면서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타냐 스쿠만 박사는 "반려동물의 노화를 바라보는 보호자에게 중요한 것은 슬픔 대신 긍정적 마음"이라면서 "노화는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인 만큼 슬기롭게 대처해 동물은 건강하게, 사람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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