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비만도 안심 못해"…배달음식 즐기는 젊은층 혈압 비상
2030 환자 89만명…고탄수화물·고지방 식단, 혈당·혈압 자극
한국인, 낮은 BMI에서도 대사 이상 위험…복부지방 관리 중요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배달앱 이용과 야식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20~30대 젊은 층에서도 고혈압과 대사질환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정제 탄수화물과 지방이 많은 배달음식을 반복적으로 섭취할 경우 혈압과 혈당, 허리둘레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식습관 관리가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환자는 약 13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성인 기준 유병률은 약 30% 수준으로, 성인 3명 중 1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20~30대 젊은 고혈압 유병자도 약 89만 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외식·배달 중심 식습관이 일상화되면서 고혈압이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질환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통계청 '2024년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2024년 배달앱 시장이 포함된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29조 2802억원으로 전년보다 10.9% 증가했다.
문제는 배달음식 자체보다 메뉴 구성이다. 떡볶이와 튀김, 치킨과 맥주처럼 정제 탄수화물과 지방이 한 끼에 집중된 식사가 반복되면 혈당과 혈압이 동시에 자극받기 쉽다는 것이다. 음주까지 더해질 경우 알코올이 교감신경과 혈관 반응에 영향을 미쳐 혈압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재용 서울365mc병원의 대표병원장은 "배달음식 메뉴 구성을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인 관리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면·떡 등 탄수화물 비중이 높은 메뉴를 먹을 때는 튀김이나 음료를 줄이고 단백질과 채소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같은 배달음식이라도 국물 섭취를 줄이고 식사 시간을 앞당기거나 음주 빈도를 낮추는 것만으로도 혈당과 혈압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낮은 체질량지수(BMI)에서도 당뇨병이나 대사 이상이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동양인이 상대적으로 췌장 부피가 작고 인슐린 분비 능력도 낮은 경향을 보인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소 병원장은 "인슐린은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도록 돕는 호르몬으로 이를 분비하는 기관이 췌장"이라며 "인슐린 분비력이 낮거나 복부 비만으로 인슐린 기능이 떨어지면 혈당 조절이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슐린 저항성과 내장 지방이 겹치면 혈당뿐 아니라 중성지방, 혈압까지 악화되는 대사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상 혈압은 수축기 120㎜Hg·이완기 80㎜Hg 미만이다. 이를 지속적으로 웃돌 경우 생활습관 개선 등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비만이나 과체중, 복부 지방이 많은 경우 혈압을 더 자주 확인하는 것이 권장된다.
정상 체중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마른 비만'이다. 팔다리는 가늘지만 복부에 지방이 집중된 체형으로 내장 지방이 많아 혈당과 혈압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소 병원장은 "30대 이후 배가 빠르게 나오거나 허리둘레가 늘었다면 체중계 숫자만 볼 것이 아니라 혈압과 공복혈당,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젊을 때 시작된 고혈압은 혈관이 높은 압력에 오래 노출돼 장기적으로 더 불리할 수 있다"며 "생활 습관 개선이 어렵다면 GLP-1 계열 치료제나 지방흡입 수술 등을 통한 적극적인 비만 관리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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