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응급환자, AI로 먼저 가린다…"기존 분류 체계보다 정확"
서울성모병원 연구팀 개발…KTAS 대비 예측 성능 우수
8만여 명 소아 응급실 데이터 활용해 모델 성능 입증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이 소아 응급환자를 조기에 정확하게 분류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증상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 소아 환자들의 치료 우선순위를 빠르게 결정해 응급실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배우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응급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AI 기반 소아 응급환자를 조기에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성능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응급실을 찾는 소아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성인의 경우 만성질환 문제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지만 소아는 감염 질환에 취약해 연령이 낮을수록 응급실 방문 빈도가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소아·청소년의 응급실 이용 환자 수는 62만4946명으로 2020년보다 7.3% 늘었다. 응급실에서 가장 많이 진료받은 질병은 '기타 및 원인 미상의 열'이었다.
하지만 소아 환자는 성인보다 증상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워 진단이 어려운 데다 과밀한 응급실 환경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심화할 수 있어 응급 환자를 조기에 정확하게 분류하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했다.
이에 연구팀은 사람이 일상적으로 쓰는 말을 컴퓨터가 분석해 의미를 파악하는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의료진이 전자의무기록에 기록한 증상과 진료 내용을 분석했다.
기존 응급환자 분류는 활력징후나 검사 결과 등 정형 데이터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의료진이 기록한 임상 기록에 환자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한 상급종합병원 소아 응급실을 방문한 18세 미만 환자 8만7759명의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를 활용해 응급과 비응급 환아로 분류했다.
혈액 검사, 소변 검사, 정맥 수액 치료, 흡입 치료, 응급 약물 투여, 입원 중 한 가지 이상 시행했을 경우 응급환아로, 검사나 치료 없이 경구약 처방 후 귀가한 경우를 비응급 환아로 나눴다.
연구팀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임상에서 응급환자를 총 5단계(1~3 응급, 4~5 비응급)로 나누는 것과 달리 실제 치료 여부를 기준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연구팀은 의학지식을 학습시켜 만든 한국어 의료 자연어 처리모델(KM-BERT)을 활용해 딥러닝 기반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의료진의 의무기록 내용은 마스크 언어 모델(MLM)의 사전 학습 기법을 적용해 미리 학습하게 했다.
그 결과 딥러닝 기반 자연어 처리 모델(KM-BERT with MLM)에서 진단의 정확도를 확인하는 통계(AUROC) 성능은 84%, 진단의 정밀도를 확인하는 통계(AUPRC) 성능은 88%를 기록했다. 다른 머신러닝 기반 모델들과 비교해 우수한 성능을 보인 것이다.
또한 현재 응급실에서 널리 사용되는 환자 중증도 분류체계인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KTAS)와 비교한 분석에서도 인공지능 모델이 더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
배우리 센터장은 "응급실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빠르게 판단하고 치료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의료진이 작성한 임상 기록을 인공지능이 분석해 응급 환자를 보다 정확하게 식별했다"며 "향후 응급실 현장에서 이러한 기술이 활용된다면 의료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환자 안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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