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맥고혈압 환자 3년 생존율 87%…국제 수준 도달

저위험군 비중, 진단 시 36% → 3년 후 66%로 개선
가이드라인준수율은 여전히 낮아…"국내 진료지침 적극 활용 필요"

폐고혈압 코호트 분석 주요 결과(질병청 제공)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 치료 양상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발병 후 3년 내 생존율은 87%로 미국, 일본 등 국제적인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 2018부터 5년간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를 추적 관찰한 코호트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폐동맥고혈압(PAH, 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은 폐고혈압 중 1군으로 분류되는 희귀 폐혈관 질환으로, 폐동맥의 구조적·기능적 이상으로 폐혈관 저항이 증가하며 폐동맥 평균압(mPAP)이 20㎜Hg를 초과하는 상태를 말한다.

그동안 국내에는 폐고혈압에 대한 표준화된 진료지침이 부재해 의료기관별 진단 및 치료 접근에 편차가 존재했다. 이에 국립보건연구원은 2018년부터 국내 폐고혈압 환자의 장기 임상 경과와 치료 현황 파악을 위해 폐고혈압 환자 장기추적 코호트 연구(PHOENIKS)를 지속해서 추진해 왔다.

연구에서는 전국 25개 병원 네트워크를 구성해 13~80세 폐고혈압 환자 코호트를 구축하고 운영했다. 위험도 평가 체계를 적용해 코호트 내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치료 패턴과 위험도 변화, 임상 현장에서의 가이드라인 적용 양상을 분석했다.

먼저 생존율 분석 결과, 1년 및 3년 전체 생존율은 각각 96%와 87%였다. 하위군별로는 선천성 심장질환 관련 PAH(CHD-PAH)군에서 9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결합조직질환 관련 PAH(CTD-PAH) 82%, 특발성 PAH(IPAH) 81% 순이었다.

국제적으로 보고된 레지스트리와 유사한 수준으로, 국내 환자 코호트의 생존율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미국의 경우 폐고혈압 환자 코호트 1년 생존율은 91%, 3년 생존율 약 85%이며, 일본에서 3년 생존율은 85% 이상이다. 이런 생존율의 유지는 초기 단계부터 병합요법(2제 및 3제) 사용의 증가로 조기 치료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위험도 분석 결과, 최초 진단 시 62%에 달했던 중등도 위험군 환자 대다수가 치료를 통해 저위험군으로 이동하면서 저위험군 비중이 초기 36%에서 3년 후 66%로 증가했다. 다만 고위험군 비중은 소폭 증가해, 일부 환자에게서는 여전히 질환이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치료법 분석 결과, 초기 진단 시 한 가지 약만 사용하는 단일요법 치료 비중은 58%, 두 가지 이상 약을 함께 사용하는 병합요법(2제 및 3제) 치료 비중은 26%였으나, 3년 추적 시 병합요법 치료 비중이 50%로 늘어 관찰 기간 뚜렷한 전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3년 추적 시점에서 병합요법으로 전환하지 않고 단일요법만으로도 저위험 상태를 유지하는 환자가 특발성 폐동맥 고혈압(IPAH) 환자의 33.3%, 연관성 폐동맥 고혈압(APAH) 환자의 47.8%에 달했다. 이는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 전략을 적용하기보다는 초기 위험도와 치료 반응에 따라 치료 강도를 조절하는 맞춤형 접근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가이드라인 준수율 분석을 통해 표준화된 진료기준 마련의 필요성이 드러났다. 유럽심장학회 및 유럽호흡기학회는 지난 2022년 위험도 층화를 통해 폐고혈압환자의 맞춤형 치료를 강조하는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해당 가이드라인 준수율을 조사한 결과, 초기 진단 시 기준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치료를 받은 환자는 16%에 불과했으며, 3년 추적관찰 기간 중 26%로 소폭 상승했으나, 나머지 74%의 환자는 여전히 가이드라인 권고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의 가이드라인이 국내 의료 환경(보험급여 체계 등)에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질병청과 국립보건연구원은 대한폐고혈압학회와 함께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폐고혈압 진료지침을 제정·발표했다. 해당 지침은 환자의 위험도 평가를 기반으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시해, 임상현장에서의 일관된 진료를 돕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책임자인 정욱진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연구 결과, 환자들의 위험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치료 가이드라인 준수율이 낮으며, 이는 주로 제도적 한계에서 기인한다"며 "2025년 제정·발표된 대한폐고혈압학회 폐고혈압 진료지침에 따른 심평원의 보험 기준 개정이 우선 돼야 하고, 의료진과 보건당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