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증원 규모 더 줄여야…490명에서 점진적으로 재산정" [의대증원]

"교육부, 각 의대 전수조사해 교육 가능 여부 확인해야"
"490명 그나마 수용…총파업은 염두에 두지 않아"

정부가 10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의대 정원 증원 방안을 의결했다. 사진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하는 모습(왼쪽)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브리핑하는 모습. 2026.2.10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0일 정부가 2027~2031년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을 최종 발표하자 "현장 여건을 반영해 현실적인 모집인원을 산정하라"며 증원 규모를 더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합리적 이성이 결여된 채 숫자에만 매몰된 정부의 결정을 마주하며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열린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정부는 2027년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단계적으로 늘려 5년간 연평균 668명씩 증원하기로 했다. 의대 증원의 가장 큰 목표가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인 만큼 기존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은 모두 지역의사제로 운영한다.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은 기존 3058명에서 490명 늘어난 3548명이 된다.

김택우 회장은 "일방적 강행에 따른 의료 붕괴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고, 의대 정원은 국민 건강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필수적인 제도개선 없이 숫자만 늘리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정심의 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교육부는 지금 즉시 각 의과대학 전수조사에 착수해, 실제 교육이 가능한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7년에는 대규모 복귀 학생 발생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닥친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조사가 이뤄져 현재 발표된 모집 정원보다 훨씬 적은 수만이 정상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나게 되면, 그 결과를 토대로 모집인원을 다시 산정하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휴학했던 학생들과 군 복귀생들이 돌아오면, 현장의 교육 인프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교육 불가'의 상황이 된다"며 "정부가 책임지고 파괴된 의학 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실질적인 조정 권한을 가진 의학교육 협의체를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김 회장은 "정부는 그동안 실행력 있는 의학교육 협의체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구색 맞추기식의 자문단만으로 이 거대한 교육 파동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장을 모르는 탁상공론으로 일관하며,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부의 태도에 대해 분명히 경고한다"고 했다.

이날 김택우 회장은 보정심 회의 중간에 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정부 측에서 의협의 수정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증원 첫해에 490이라는 수를 제시한 것은 교육 여건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그다음은 613명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의협이 합리적으로 제시한 수정안을 받아들여야 했다"고 답했다.

첫해 증원 규모인 490명은 수용할 수 있냐는 질문에 김성근 대변인은 "490명은 그나마 수용할 수 있지만, 그다음 해가 문제"라며 "2028년도 역시 비슷한 교육 여건일텐데 대학별로 조사해서 모집인원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의협은 현재 총파업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언론에서는 아무래도 집단 행동 등 국민들이 불편해하시는 상황에 관심이 있을 것 같은데 의협은 회원들의 의견을 먼저 모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오후 7시부터 상임이사회에서 보정심 결과에 대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