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은퇴 시점이 바꾼 2050년 의사 공급 추계…최대 3만 명 격차
임상 이탈률 증가가 장기 공급 흔들어…근무일수·임상 지속률 변수
65세·70세·75세 시나리오 검토…"실제 유입·유출 계산해야"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정년 연장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의사 공급 추계에서도 '은퇴 연령'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의사들이 언제 은퇴하고, 은퇴 이전까지 얼마나 오래 임상에 남아 있느냐에 따라 장기 공급량은 최대 3만명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는 최근 열린 8차 회의에서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세 가지 공급 시나리오를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65세 은퇴 'S1' △70세 은퇴 'S2' △75세 은퇴 'S3'를 논의했는데, 이에 따른 2050년 활동 의사 수는 S1 11만 7785명, S2 13만 7009명, S3 15만 2498명으로 나타났다. 은퇴 시점 가정만 달라져도 장기 공급량은 최대 3만 4713명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추계위가 제시한 '연도별 유출·연령별 임상 의사 수 추이'에 따르면 활동 의사는 2002년 4만 6059명에서 2023년 11만 2255명으로 증가했다. 추계위는 한 위원은 "(과거와 달리) 60대 이상 활동 의사가 꾸준히 늘고 있어 은퇴 연령은 공급 추계에서 가장 큰 변수"라며 "이는 신규 의사 배출보다 고령 의사의 지속 활동이 전체 공급량을 더 크게 좌우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 한 추계위 위원은 "은퇴 연령을 65세, 70세, 75세처럼 숫자를 정해놓고 계산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실제 연령별 유입, 유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급을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의 실제 근무일수(FTE·Full-Time Equivalent)도 공급량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일제 비중 감소, 여성·젊은 의사의 근로시간 축소, 파트타임 확산 등 근무 패턴 변화가 이어지고 있어 단순 인력 수로는 실제 공급량을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근무 패턴 변화가 가속할 경우 표면적인 의사 수 증가가 임상 공급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상 이탈률 변화도 핵심 변수로 꼽혔다. 면허를 가진 의사가 일정 시점 이후 산업계·공공기관·연구직 등으로 이동해 임상을 떠나는 비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추계위의 한 위원은 "(과거 공급) 모형은 해당 연령까지 모든 의사가 임상 활동을 유지한다고 가정하지만 실제로는 조기 이탈이 증가하고 있어 이를 보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역별로 의사를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추계위는 단기적으로 전체 공급량을 산정한 뒤 2023년 기준 지역 가중치를 적용해 공급을 배분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추계위 한 위원은 "적용 기준을 2023년 단일 연도로 둘지, 2010~2023년 지역별 변화율을 함께 반영할지가 공급량을 갈라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도 "총량이 늘어도 지역 공급이 늘지 않는 구조가 반복될 경우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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