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보건 인력·감염병 대응 공동선언…정부 '일차의료 모델' 제안

지역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정책 소개
이형훈 차관 "보건·재정 협력으로 팬데믹 대응력 높일 것"

이형훈 보건복지부 2차관(보건복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2/뉴스1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정부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 보건장관회의와 재무보건 합동회의에서 보건과 재정의 연계를 통한 위기 대응 강화를 제안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보편적 건강보장과 보건 인력 확충, 감염병 대비, 과학기술 혁신 등 주요 의제가 논의돼 공동선언문으로 채택됐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정부대표단이 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폴로콰네에서 열린 G20 보건장관회의 및 재무보건 합동장관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의장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최로 열렸다.

이번 회의는 '건강 형평성과 의료 접근성 개선을 통한 보편적 건강보장'을 주제로 진행됐다. 일차의료 강화, 보건 인력 확충, 만성질환(NCDs) 대응, 감염병 대비·대응, 보건과 경제 성장을 위한 과학 혁신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으며, 각국 장관들은 회의 결과를 '2025년 G20 보건장관회의 공동선언문'으로 채택했다.

선언문에는 보편적 건강보장 달성을 위해 사람 중심의 일차의료 체계를 구축하고, 본인부담 경감을 통한 재정적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전 세계적으로 보건 예산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보건 분야를 국가 재정의 우선순위로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주요 국제기구의 재원 확충 노력에 회원국들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권고도 담겼다.

보건 인력의 역량 강화와 근무환경 개선, 성별 불평등 해소를 통한 권익 보장 등 인적 자원 중심의 정책 방향도 나왔다. 선언문은 비감염성질환 확산 억제를 위해 흡연·음주·불건전한 식습관·운동 부족 등 주요 위험요인을 줄이고, 필수 의약품과 치료 접근성을 높일 것을 촉구했다.

감염병 예방·대비·대응(PPPR), 항생제 내성(AMR), 기후보건 대응 강화도 주요 의제로 포함됐다. 회원국들은 WHO 국제보건규칙(IHR) 개정과 팬데믹 협약 체결 이행을 지지하며, 백신·치료제·진단기기(VTDs) 개발 및 생산 역량 강화와 기후변화로 인한 보건 취약성 완화를 위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보건과 경제의 연계를 위한 과학 혁신 부문에서는 부처 간 협력과 민관 연계를 통해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을 활용한 국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오후에 열린 재무보건 합동회의에서는 '감염병 대비를 위한 지속가능한 재원 조달 방안'이 논의됐다. 각국 장관들은 팬데믹 발생 초기 신속한 자금 투입이 대응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데 공감하고, 보건과 재정 당국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팬데믹 펀드'의 기여 확대와 재원 다양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대표단은 회의 참석 중 영국 보건사회부 주비어 아흐메드(Zubir Ahmed) 차관과 만나 보건의료 연구개발, 의료데이터, 인공지능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내년 제2차 한-영 보건대화 개최를 추진하기로 했다.

대표단은 일본·중국 대표단과도 만나 다음달 서울에서 열리는 '제18차 한일중 보건장관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디지털헬스·고령사회·정신건강 등 공동 관심 분야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또한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국경없는의사회(MSF), WHO 팬데믹 대응 독립검토위원회(IPPPR) 등 국제보건기구 관계자들과 만나 백신 보급 확대와 감염병 대응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정부대표단은 회의 후 요하네스버그에 위치한 여성·HIV 연구소인 WITS RHI를 방문해 '이종욱 기념 공공보건상' 수상자인 헬렌 리스(Helen Rees) 박사와 연구진을 만나 아프리카 지역의 여성·아동 건강 증진과 감염병 대응 활동을 청취했다. WITS RHI는 1994년 설립 이후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의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진료와 백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G20 보건장관회의는 보건과 재정을 연결해 위기 대응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재확인한 자리였다"며 "우리 정부는 일차의료 강화와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통해 세계 보건 형평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