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방치 시 실명까지 '3대 안구 질환'…"정기검진 필수"

황반변성·당뇨망막병증·망막혈관폐쇄…만성질환 있을 시 발병위험↑
초기 증상 자각 어려워…안저검사 통해 적극 치료해야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고령화와 함께 눈과 관련한 질환을 앓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3대 실명 질환으로 알려지는 '황반변성·당뇨망막병증·망막혈관폐쇄'는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을 경우 발병 위험이 높다.

방치할 경우 눈의 실명을 불러올 수 있는 3가지 대표 질환은 모두 망막과 관련 있다. 망막은 눈 가장 안쪽에 있는 투명한 신경조직으로 눈에 들어온 빛자극을 뇌로 전달한다. 망막이 손상되면 시력과 시야에 문제가 생기고, 정상시력으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고, 치료받는 게 매우 중요하다.

황반은 망막 중심부 신경 조직으로 시력의 대부분을 담당한다. 노화가 주원인인 황반변성은 황반에 노폐물이 쌓여 시력을 점차 잃게 되는 안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발생이 증가하는 특성상 50세 이상의 질환자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황반변성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지속 증가해, 지난해 2020년 대비 약 2.8배를 웃돌았다.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건성 황반변성의 90%는 나이와 관련 있으며, 초기 단계는 치료보다, 위험 인자 관리에 신경 쓰지만 상태가 악화할 경우 습성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아래에 비정상 혈관인 신생혈관이 형성되며 출혈, 망막 부종 등과 함께 급격한 시력 손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수개월 이내에, 실명에 이를 수도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증상으로는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는 변형 시와, 시력 중앙부위에 안 보이는 부분이 발생하는 중심암점 등이 있다. 치료는 대부분 신생혈관을 억제하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를 눈 속에 직접 주사하는 주사 치료를 시행하며 질환 진행을 최대한 늦추고 시력을 보존하는 것이 목적이다.

당뇨망막병증은 고혈당으로 인해 망막에 발생하는 합병증 가운데 하나다. 지속적인 고혈당이 모세혈관 손상을 일으켜 망막 전반에 허혈이 일어나고 신생혈관이 발생해 실명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환자 수는 2020년 35만 1118명에서 지난해 38만 5838명으로 약 10% 증가했다. 당뇨병의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당뇨망막병증 발병 위험이 커지는데, 당뇨병 병력이 15년 전후인 환자의 약 60~70%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질환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 없이 서서히 시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질환을 자각하기 어렵다. 하루 중에도 시력이 좋아지거나 나빠질 수 있으며, 부유물이 떠다니는 듯한 비문증이나 사물이 왜곡돼 보이는 변시증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질환이 많이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혈당조절이다. 질환 진행 정도에 따라 레이저, 주사, 수술적 치료 등을 시행한다.

망막혈관폐쇄는 망막에 있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눈으로 혈액이 전달되지 않는 질환이다. 환자 수는 2020년 7만 1066명에서 지난해 8만 5980명으로 21%가량 늘었다. 나이가 들수록 혈관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고혈압과 당뇨, 심혈관 등이 있다면 발생 위험이 더 높다.

망막혈관폐쇄는 시력저하, 시야가 흐려지거나 가려 보이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폐쇄 정도에 따라 초기 자각증상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거나 전조증상이나 통증 없이 급격하게 시력이 저하될 수 있다.

현재까지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으나 혈류회복을 돕기 위한 안구마사지, 안압을 낮추는 치료, 혈전용해제 등이 고려된다. 망막정맥폐쇄의 경우 신생혈관이 생기지 않도록 치료하며 황반이 부었다면 안구 내 스테로이드주사, 항체주사 등이 쓰인다.

유영주 김안과병원 전문의는 "최근 고령화로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망막혈관폐쇄 등 안질환 유병률이 증가 추세"라며 "망막은 눈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 겉으로 증상이 드러나지 않아 초기에는 잘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으니 안저검사 등 정밀검사를 통해 정기적으로 눈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질환이 이미 발병했더라도 현재 시력을 최대한 유지하고, 진행 속도를 늦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자세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