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임산부 제한인데…'위고비'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서 5000건 처방
출시 후부터 올 상반기까지 40만 건 처방
비만치료와 큰 상관 없는 정형외과·안과·치과서도 처방 빈번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열풍이 식지 않는 가운데, 비만 치료와 큰 상관성이 없는 정형외과나 안과, 치과에서도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나 18세 미만과 임산부는 처방 대상이 아니지만,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에서도 빈번하게 처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DUR(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 집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5일 위고비가 출시된 이후부터 올 상반기까지 처방 건수는 39만 5384건으로 집계됐다.
진료과별로 살펴보면 진료과목이 구분되지 않는 일반 병원(일반의 및 전문의)에서의 처방이 17만 557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내과가 8만 1465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비인후과가 1만 8147건으로 세 번째로 많았으며 가정의학과가 1만 2551건, 마취통증의학과 7386건, 정신건강의학과 6939건 등 순이었다.
위고비는 식욕을 억제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효과를 보이는 전문의약품이다. 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체질량지수)가 30 이상 고도비만이거나 27 이상이면서 당뇨나 고혈압 등 질환이 있는 환자가 대상이다. 청소년 적응증 확대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18세 미만과 임산부는 처방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소아청소년과(4789건)와 산부인과(4695건)에서도 각각 5000건에 달하는 처방이 이뤄졌다. 이외에도 정형외과(3425건), 재활의학과(2780건), 안과(267건), 치과(151)에서도 진단 및 처방되고 있었다. DUR에 입력된 통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처방 건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각 진료과에서 위고비의 치료 효과를 판단해서 처방한다고 하더라도, 무분별한 처방에 따른 오남용과 부작용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작용은 구토와 설사, 변비와 같은 위장 장애 및 급성 췌장염 등 다양하다.
안상준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수석정책이사(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위고비는 비만 환자에게 효과가 분명한 치료제로 미용을 목적으로 처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중 감량뿐 아니라 당뇨나 심혈관 질환 등의 호전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정형외과나 마취통증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등의 진료과에서도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ur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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