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제균치료, 골다공증도 예방…중장년 여성 '효과 뚜렷'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연구팀, 20년 장기 추적
골다공증 발생 위험 29% 감소…남성에서는 유의미한 효과 없어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위장관질환뿐 아니라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세 이상 여성에게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18일 이러한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예진 전문의, 최용훈 교수, 공성혜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거트 앤드 리버'(Gut and Liver)에 게재됐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감염된 흔한 세균으로 위염, 위궤양, 위암 등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기준 국내 16세 이상에서의 유병률은 44%로 최근 연구에서는 이 세균이 전신 염증 반응을 통해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골다공증은 뼈의 강도가 약해져 쉽게 골절되는 질환으로 국내 50세 이상 여성의 37.3%가 앓고 있을 만큼 흔하게 발생한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고령자의 사망률을 높이고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 검사를 받은 성인 846명을 대상으로 2003년부터 2023년까지 최대 20년(평균 10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제균 치료를 하지 않은 그룹 116명의 골다공증 발생은 34.5%로 나타났다. 반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성공적으로 제균한 그룹 730명은 24.5%로 골다공증 발생 위험을 약 29%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여성 참가자에서 제균 치료의 예방 효과가 더욱 뚜렷했으며 50세 이상의 여성 참가자에게서 가장 높은 효과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제균 치료 여부와 골다공증 예방 사이의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관리가 위장관질환뿐 아니라 골다공증과 같은 만성질환 예방에까지 기여한다는 중요한 근거가 마련됐다"며 "향후 성차를 반영한 연구를 지속해서 추진해 최적의 맞춤형 질환 예방·치료 가이드라인 확립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ur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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