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고가 장비 없어도 '식중독균 신속 검출' 기술 개발

박기수 건국대 교수팀, 국제학술지 표지논문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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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기존보다 간소하면서도 정확하게 식중독균을 검출할 수 있는 유전자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박기수 건국대 생물공학과 교수팀이 식품 중 대장균(O157:H7)과 리스테리아균을 감별하는 '엠플래쉬(M-FLASH)'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대장균(O157:H7)과 리스테리아균은 감염 시 위장염 및 패혈증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식중독의 주요 원인균이다.

기존 검출법은 높은 정확도에도 오랜 분석 시간과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기술은 복잡한 전처리 없이 대장균과 리스테리아균을 고감도로 신속 검출하는 게 주된 특징이다.

연구진은 고가의 형광탐지기를 사용하거나 시료의 변형이 필요한 기존 진단법과 달리 등온핵산증폭기술과 금나노입자 탐침 기술 등을 활용해 간소화된 절차를 구현했다.

등온핵산증폭기술은 온도 변화를 위한 장비 없이도 일정한 온도에서 핵산을 증폭시키는 분자생물학 기술이다.

금나노입자탐침은 특정 물질을 검출하거나 이미지 처리에 사용되는 나노(㎚) 크기 금 입자다.

또한 다중 진단(multiplex) 기능도 구현해 하나의 키트에서 대장균과 리스테리아를 동시에 구별·검출할 수 있게 했다.

박 교수는 "M-FLASH는 개발도상국, 수출입 식품 검역, 항만·공항 방역, 재난 현장 등 자원이 부족한 곳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은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향후 식중독균뿐만 아니라 항생제 내성균, 수인성 병원체, 호흡기 바이러스 등 다양한 병원체 진단으로의 응용 가능성을 확인한 기반 성과"라고 부연했다.

이번 연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스마트 식품 안전관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또한 국제 화학분석 분야 학술지 '아날리티컬 케미스트리(Analytical Chemistry)' 7월호 표지논문(Front Cover)으로 선정됐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