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北위성발사 공개 논의했지만 또 '빈손'…한미일 "강력 행동해야"(종합)

한미일 등 北발사 규탄하면서 안보리 단합된 대응 촉구…중·러는 또 한미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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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회의.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북한의 최근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렸지만, 예상대로 '빈손'으로 마무리됐다.  

안보리는 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비확산 문제에 관한 공개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한국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발사체 '천리마-1형'을 발사한 것을 계기로 미국 등 안보리의 서방 이사국들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안보리가 북한의 비확산 문제로 공식 회의를 개최한 것은 지난 4월17일 북한의 첫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 문제를 논의한 이후 한 달 반만이다.



그러나 이번 회의도 역시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을 두둔하고 나서면서 규탄 성명은 물론 추가 제재 결의안 채택 등 공식 대응에 대대해 별다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종료됐다.  

회의에서 미국과 일본,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회의에 참여한 한국 등 대다수 이사국들은 북한의 위성 발사를 강력 규탄하면서 안보리의 단합된 대응을 촉구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 부대사가 2일(현지시간) 북한 비확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은 유튜브 화면 캡처.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부대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북한의 이번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 위반이자 "부인할 수 없는 국제법 위반"이라며 북한이 그들의 능력 격차에 대해 배우고, 그에 따른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이번 발사 실패를 무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이제 또 다시 발사를 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안보리에 있는 든든한 옹호자 2명의 지원으로 이같은 불법적 발사를 정상화 및 정당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모든 이사국들이 안보리의 신뢰성을 지키기 위해 우리와 함께 북한의 불법적인 행동을 규탄하고, 북한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추가 위협이 될 또 다른 발사 계획을 이행하지 말 것을 요구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우드 부대사는 "우리는 여전히 외교에 전념하고 있고, 북한이 전제조건 없이 의미있는 협상을 위한 테이블에 나오길 계속 촉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카네 기미히로 주유엔 일본 대사가 2일(현지시간) 북한 비확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은 유튜브 화면 캡처.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대사도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이번 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일련의 행동은 일본과 역내,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의 핵심은 "위성인지 아닌지나 발사가 실패했는지 여부에 대한 게 아니라 안보리 결의에 대한 (북한의) 또 다른 위반에 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시카네 대사는 "안보리는 북한의 반복적 위반에 대해 침묵과 무대응을 계속하고 있고, 북한은 안보리의 침묵과 무대응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면서 "일부는 안보리가 북한을 자극해선 안 되며 대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일 뿐이다. 우리의 침묵은 규칙 위반자들이 원하는 대로 하도록 격려할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참여한 황준국 한국대사도 "(북한의) 이번 발사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뒤 "안보리는 강력한 목소리로 행동해야 한다. 안보리가 북한의 발사 실패에 대해 침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 대사는 "북한은 안보리가 마비되고, 안보리 제재 시행이 약화된 틈을 타 자신들의 계획대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더욱 진전시킬 시간을 벌고 있다"며 "보다 효과적인 제재를 위해 안보리의 구성원을 포함한 모든 국가들이 제재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 2일(현지시간) 북한 비확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은 유튜브 화면 캡처.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긴장 고조의 책임을 미국과 한국 등 동맹들의 책임으로 돌리며 북한을 두둔했다.

겅솽 주유엔 중국대표부 부대사는 "오늘날 한반도의 상황은 이유 없이 일어나는 게 아니다. 모든 당사국들은 증상 뿐만 아니라 문제의 핵심도 살펴봐야 한다"면서 "북한은 미국과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전반적으로 합의사항을 준수할 때가 있었지만, 미국은 약속과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지키지 않고 상황을 악화시키는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의 길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겅 부대사는 또 미국이 최근 한반도를 인도·태평양 전략에 포함시키고 군사활동을 계속하면서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서 군사적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며 "이는 한반도와 주변 국가들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워싱턴 선언'을 거론, "한미는 확장억제 강화 의사를 밝히고, 전략핵 잠수함까지 한반도에 파견할 계획"이라며 "미국의 이같은 관행은 냉전적 사고방식으로 가득차 있으며, 블록 대결을 유발하고, 다른 나라의 전략적 안보 이식을 저해하며,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한다는 목표에 역행할 뿐"이라고 했다.

겅 부대사는 "한반도의 현재 상황은 긴장과 취약성, 복잡성, 민감함으로 가득차 있다'면서 "그럴수록 모든 당사국들은 침착함과 자제력을 유지하고, 상호 도발을 피하며,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 외교적 노력과 정치적 해결에 전념하고 의미 있는 대화 재개를 통해 정당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겅솽 주유엔 중국대표부 부대사가 2일(현지시간) 북한 비확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은 유튜브 화면 캡처.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도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전제한 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긴장의 소용돌이의 근본 원인은 이른바 확장억제 개념 하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려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욕망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일이 한반도 주변에서 벌이는 군사 활동은 "극도로 부정적 결과"를 낳을 것이고 역내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러한 행동은 동북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워싱턴 선언에 대해 "군비 경쟁을 자극하고 더 많은 긴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관련 국가의 정당한 우려와 권리를 고려하면서 (상호) 존중의 대화가 필요하다"며 러시아와 중국이 대북 제재 완화를 골자로 제시한 결의안에 대한 논의 필요성을 재차 주장했다.      

한편, 우드 부대사는 '워싱턴 선언'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지적에 대해 별도의 발언을 요청해 "워싱턴 선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한 불안정 유발 활동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북한이 이같은 불안정한 활동을 지속하는 한 우리가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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