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의무 사라졌지만…"아파도 쉴 수 없는 취약층 보호 절실"

엔데믹 남은 과제는…아프면 쉴 수 있는 문화 정착
고위험군 보호 계속돼야…개인 방역 수칙 지키기도

[편집자주]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이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된 1일 오전 서울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내리고, 확진자에 대한 격리 의무 폐지, 임시 선별검사소 운영종료 등 방역조치를 완화한다. 2023.6.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3년 4개월 만에 일상에서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대다수 해제됐다. 1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의무가 해제됐고 마스크도 병원급 의료기관 등 일부 시설에서만 의무적으로 착용하면 된다.

다만 누군가는 코로나19에 걸려 아픈데도 억지로 출근할 수 있고 감염병에 취약한 노인이나 면역 저하자들은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로 인해 동네 의원에 갈 때 불안할 수도 있다.

말로만 팬데믹을 끝내는 게 아닌 엔데믹 상황에서도 취약계층이 잘 버틸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잇따랐다.

확진 시 근무 상황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 3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근로자 48.6%만 유급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급휴가를 사용한 근로자는 30.6%, 재택근무는 17.6%, 출근(근무) 3.2% 순이었다. 조사 당시에는 확진자에게 7일 격리가 의무였는데 3.2%는 타의 또는 자의로 법을 어긴 채 출근했다는 의미다.

유급휴가 비율은 정규직이 59.8%지만 비정규직은 26.9%에 그쳤다. 남성(55.8%)과 여성(39.3%), 노조원(70.9%)과 비노조원(44.7%), 임금 월 500만원 이상(64.2%)과 월150만원 미만(22.3%)에서도 차이가 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아프면 쉴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각 사업장에서도 유급휴가, 재택근무 등을 제도화해 자체 시행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직장에서 일하다 다른 사람에게 다 감염시키면 그게 더 큰 피해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쉬라고 하고, 검사를 빨리 받도록 돕는 게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우리 사회가 아프면 쉬는 문화가 잘 형성되지 않았다. 격리 의무라는 게 어떻게 보면 법적인 휴식을 보장해 줬는데, 권고로 전환된 만큼 불편함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노력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백신과 항바이러스제를 적극 투여하는 환경을 만들고 빠르게 진단·치료하는 환경을 고도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백 교수는 "예를 들어 80세 이상 고령층이 코로나19로 진단받았을 경우 증상 관계없이 약을 처방해 상태 악화를 막도록 방역 당국과 의료계도 신경을 써야 한다. 피해 최소화 정책이 가장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31일 서울 광화문네거리를 지나는 한 시민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정부는 6월 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내리고, 확진자에 대한 격리 의무폐지, 임시 선별검사소 운영종료 등 방역조치를 완화한다. 2023.5.3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이밖에 엔데믹을 유지하는 힘은 방역 수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을 지키는 실천율이 점점 떨어질 수 있어서다.

개인위생 수칙은 올바른 손 씻기 생활화, 기침 예절 실천이 기본이다. 손 씻기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씻는다. 외출 후, 식사 전·후, 코를 풀거나 기침, 재채기 후, 용변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다.

기침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 위쪽으로 입과 코를 가린다. 기침할 때 사용한 휴지나 마스크는 쓰레기통에 버린다. 기침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다.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착용한다.

백 교수는 "그동안 손을 잘 씻어서 식중독 같은 질병 등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해이해지면 늘어난다"며 "마스크를 써야 할 곳이나 증상이 있으면 쓰고, 손만 잘 씻어도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가 앞으로 1년에 두 번 정도 오르다, 내려가는 일들이 이어질 텐데 일상적 유행으로 엔데믹의 새 모습"이라며 "우리 사회는 앞으로 잘 대응하기 위해선 국민 참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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