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성지' 병원 앞 노숙 텐트 수십 개…식욕억제제 오픈런 '충격'


                                    

[편집자주]

(KBS '시사직격' 갈무리)

최근 향정신성의약품 식욕억제제를 1년간 복용한 20대 여성이 환각 상태로 차량 6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가운데 많은 이가 식욕억제제를 처방받기 위해 병원 '오픈런'하는 사태까지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KBS '시사직격'에서는 몸에 집중하는 사회와 그 몸을 만들기 위해 오남용되는 약물의 위험성에 대해 방송했다.

이에 따르면 식품의약안전처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지난해 7월 발표한 '2021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를 보면, 식욕억제제 처방량은 2019년부터 3년 연속 2억정을 훌쩍 넘겼다.

식약처에서는 마약류 식욕억제제 안전 사용 기준을 마련했다.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4주 이내 단기 처방, 최대 3개월 이내 사용 △청소년에게 사용하지 않음 등이다. 하지만 이 기준을 어겨도 즉각적인 제재 없이 의사에게 서면 경고만 이뤄질 뿐이다.



식약처의 통제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사람들은 이 식욕억제제를 처방받기 위해 오픈런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KBS '시사직격' 갈무리)

새벽 5시, '다이어트의 성지'로 알려진 한 병원 건물에는 좁은 복도 가득 돗자리를 깔고 담요를 덮은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 전날 밤부터 줄을 서는 사람만 70명이 넘었다.

1년간 12㎏를 감량하고 유지 중이라고 밝힌 한 진료 대기자는 "여름이 진짜 지옥이다. 여름이 성수기니까 약 탈 때 진짜 힘들다"며 "여름에는 밤새우는 것도 힘들다. 여기 에어컨도 안 틀어줘서 냄새난다"고 말했다.

비만 치료를 잘한다고 입소문 난 또 다른 병원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병원 앞은 마치 캠핑장인 듯 수십 개의 텐트가 줄지어 있었다. 한 부부는 "안산에서 왔다. 4시 조금 넘어서 출발했다. 살 빼려고 같이 왔다"며 볼록 튀어나온 배를 보여줬다.

줄 서 있던 여성 무리는 "운동도 안 하고 먹는 거 똑같이 먹고 술도 마시는데 10㎏ 뺐다더라", "5㎏ 빠지는 건 그냥 기본이라더라", "아는 언니는 18㎏ 뺐다고 했다" 등 이야기를 전했다.
(KBS '시사직격' 갈무리)

제작진이 직접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으면서 의사에게 부작용에 대해 묻자, 의사는 "부작용 많다. 잠이 안 온다, 두근거린다, 울렁거린다, 손이 저린다, 머리가 멍해진다, 두통이 있다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데 다들 이런 거 먹으면서 부작용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약을 못 먹는 경우는 사실 거의 없다"고 말했다.

병원 5곳에서 받은 처방전은 약 구성이 비슷했다. 김이항 약사는 "과도하게 신경을 흥분시켜서 살을 뺀다고 하지 않았냐. 그 약이 몇 가지 들어가 있다 보니까 환자들이 약을 먹고 불안해지는 거다. 근데 그걸 진정시키기 위해 또 다른 약을 넣었다"면서 "간질 약의 부작용 중 하나가 식욕억제제인데, 이게 남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위험한 약을 부작용 없이 잘 집어넣었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아슬아슬하게 처방을 많이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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