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파스타 가게 사장…김경진의 인생 2막 [코미디언을 만나다]①


                                    

[편집자주]

코미디언 김경진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언 김경진(40)이 식당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지난 2007년 MBC 16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후 '개그야' '하땅사' 등 다양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던 김경진. 또한 김경진은 MBC '무한도전'의 '코리안 돌+아이 콘테스트'에 출연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던 그는 현재 서울 익선동에서 파스타 식당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최근 자신의 가게에서 [코미디언을 만나다] 서른여섯 번째 주인공으로 뉴스1을 만난 김경진. 그는 이 자리에서 코미디언 활동 이후 요식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현재의 근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MBC 16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후, 코미디언의 길을 걸어오던 그가 새로운 인생의 2막을 시작하게 된 얘기를 들어봤다.

또한 그는 지난 2012년 채널A '박명수의 돈의 맛'에 출연해 많은 악플을 받아야 했던 '몰래카메라 사건'과 그 이후 겪었던 심경의 변화들을 고백하기도 했다. 악플을 받는 고통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걸어온 김경진. 이에 대해 그는 "버티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버티다 보면 진짜 기회가 오는 것 같다"라고 강조하면서 자신만의 남다른 긍정 에너지를 전하기도 했다.
코미디언 김경진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활동을 하다가 요식업을 시작하게 됐는데,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

▶이 가게는 결혼할 때 차리게 됐다. 개그맨이나 모든 연예인들이 마찬가지일 텐데, 일이 없으면 진짜 아무것도 할 게 없다. 이제 수익이 없으니깐 결혼하는 사람한테 되게 미안하더라 .그래서 고정 수익을 만들려고 가게 계약을 하고 시작을 하게 됐는데, 본의 아니게 코로나19랑 같이 시작하게 된 거다. 계속 좋아지겠지, 좋아지겠지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처음에는 냉면집을 하다가 상권이 바뀌면서 연령층이 달라지고 오는 손님들도 달라지면서 한식을 잘 안 드시더라. 결국에는 양식으로 업종을 변경했다.



-2007년 MBC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는데, 데뷔 후에도 쉽지 않은 길을 걷지 않았나.

▶저희 기수가 '개그야' 전성기 때 뽑혔다. 그러다 저희 경쟁자로 '미녀들의 수다'가 들어와서 시청률이 반토막이 나고, 원래 저희 앞 타임에 '주몽' 드라마가 있었는데, '주몽'이 또 종영하면서 시청률이 반토막이 났다. 어쩌다보니 '개그야'의 흥망성쇠를 다 보게 된 거였다. 제가 입사할 때만 하더라도 '개그야'에서 코너를 올려서 대박이 나면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막 올라오고, 다른 데서 섭외가 막 밀려오고 그랬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개그야'를 사람들이 외면하고, 시간대도 계속 옮겨 다니게 됐니깐, 2009년 되어서는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 하면서 개그맨을 그만두려고도 생각했다.

-그 시점에서 '무한도전' 출연이 큰 전환점이 되었을 듯한데.

▶2009년에 일단 그만두려고 생각도 했는데 후배들도 들어오면서 이래저래 계속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무한도전'에서 '돌아이 콘테스트'를 연다는 거다. 그걸 또 제가 우연치 않게 보게 됐다. 당시에 홍철이형이 제가 등장하니깐 '개그맨이 왜 나와' 이런 식으로 리액션을 하셨는데, 실제로 그 당시에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개그맨이 나간다?' 이게 안 되던 시기였다. 선배들 눈치도 있었지만, 그때는 가수가 가수 뽑는 오디션 나가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지 않았던 시기에 나갔는데 잘 된 케이스였다. 그때 전화위복이 되면서 저도 나름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코미디언 김경진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무한도전' 출연 후에는 정말 많은 주목을 받은 시기이기도 하지 않았나.

▶맞다. 그 당시에는 '무한도전'이 최고였으니깐. 지금 생각하면 너무 감사하다. 제가 곰곰이 생각하면 '나는 인생이 행운이 없다' 이런 생각도 했었다. 어렸을 때부터 행운이 없었는데, 그때 행운이 좀 큼직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개그맨 된 것도 행운이고, '무한도전' 나간 것도 행운이었다. 지금보면 결혼을 한 것도 행운이니깐.(웃음)

-MBC는 '코미디하우스'처럼 비공개 콩트 코미디가 주류였는데, 공개 코미디로 전환하면서부터 다소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였었는데.

▶MBC가 뒤늦게 공개 코미디 형식을 뒤쫓아가는 형식이었다. 아예 안 하려면 안 했어야 하는데, 다른 선두 주자들이 막 치고 나가니깐 뒤늦게 따라가려고 하는 모습들이 있었다. 처음에 그렇게 전환됐을 때 저는 개그맨도 아니었고 시청자 입장에서 MBC 개그들이 '개그콘서트'나 '웃찾사'를 따라한 것 같기도 했었다. 물론 그때는 시청자 입장이었다.(웃음) 그런데 막상 개그맨이 되고 나서는 '개그맨 정말 힘들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개그 짠다는 것 자체가 되게 힘들고, 열심히 따서 녹화까지 떴는데 사람들에게 아무런 피드백이 안 올 때 그때는 좀 많이 힘든거다. 아마 계속 그런 게 계속된 상황이어서 더 힘들어졌던 것 같다.

-현재 MBC 16기 공채 동기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김두영형이나, 황제성씨는 일단 '코미디 빅리그'에서 잘 활약하고 계신다. 또 16기에 또 살아남은 사람이 아프리카TV의 최군이 있고, 나머지는 작가 아니면 회사원이 된 사람도 있다. 그리고 땅부자 된 사람도 있다.(웃음)
코미디언 김경진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다같이 개그의 꿈을 꿨는데 지금은 생업을 위해 꿈을 포기한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도 있을 것 같은데.

▶개그맨 동기들이 많이 떠났다. 저도 떠나려고 했던 적이 있었으니깐. 개그맨도 어쨌든 잘 되려고 하는 거다. 그런데 잘 안 되니깐 그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사람들 웃기는 소재를 찾는 것도 힘들지만 경제적으로도 힘들다. 처음에 MBC 들어가서 기본급 70만원에 회당 세금 떼고 6만7000원을 받았다. 그러면 한 달에 10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월세 내고 교통비 내고 해야 했다. 그러면 밥도 못 사먹는다. 제가 머리카락이 길었던 것도 돈이 없어서 머리카락을 못 잘랐다. 그러다가 단발이 됐는데, 선배들이 '너 각설이 같고 웃기다'라고 해주니깐 이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게 된 거다.

-사실상 열정페이로 일을 계속해야 했던 거지 않나.

▶돈도 안 되는 것도 있었지만, MBC 같은 경우에는 그때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잘 안 돼서 희망도 많이 꺾인 상태였다. 그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한 달에 100만원도 못 벌고 이리저리 치여도 '난 스타가 될 수 있어'라는 희망만 있으면 밀고 나가는 건데, 막상 대박 코너라고 해도 시청자들 반응이 없고 시청률 자체가 안 나오니깐. 희망이 없어진 게 제일 고통이었다.

<【코미디언을 만나다】 김경진 편②에 계속>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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