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바디' 정지우 감독 "19금신 주목에 스스로 농담도…상처 아냐" [N인터뷰]①


                                    

[편집자주]

정지우 감독 / 사진제공=넷플릭스
지난 18일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썸바디'가 공개됐다. 정지우 감독은 '썸바디'를 통해 처음으로 시리즈 연출에 도전했다.

그간 영화 '해피 엔드' '사랑니' '모던 보이' '은교' '4등' '침묵' 등 다양한 작품에서 파격적이고 묵직한 연출을 선보였던 정 감독. '썸바디'는 소셜 커넥팅 애플리케이션 '썸바디'를 매개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개발자 섬(강해림 분)과 그녀 주변의 친구들이 의문의 인물 윤오(김영광 분)와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정감독은 다시 한 번 파격적인 이야기를 선보였다. 

22일 오전 '썸바디' 공개를 기념해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난 정지우 감독. 이날 자리에서 정 감독은 '썸바디'의 이야기가 시작된 지점부터, 연출을 하면서 신경 썼던 세세한 부분들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정지우 감독 / 사진제공=넷플릭스
-공개 후 반응은 찾아봤나.

▶전혀 안 찾아봤다. 제가 반응 보고 마음이 흔들려서 작품에 도움될 게 없었다. 제 동료들, 영화 같이 했던 배우들은 좋은 이야기 보내주시지 이상하다고 안 한다. 그래서 반응을 보지는 않았다.



-첫 시리즈 연출이었는데.

▶영화를 할 때는 예매 열리는 순간에 박스오피스들이 공포스럽다. 넷플릭스에서는 성적이 저희한테 공유되는 게 아니라서 영화 때 보다는 훨씬 더 마음이 넉넉하다. 간질간질한 기분도 있다.

-조그마한 화면에서 보는 첫 드라마는 어떤 느낌이었나.

▶촬영할 때나 편집할 때 모니터를 일부러 핸드폰으로 본다면 화면이 어떤 정보값을 갖게 될까 꾸준히 점검했다. 편집에서는 훨씬 더 강박적으로 그걸 확인했다. 큰 화면에서는 정보가 되는데 핸드폰에서는 작아지면서 정보가 되지 않는 것들이 있었다. 해본 일이 아니어서 편집의 템포를 잡는 데에 작은 화면을 꾸준히 참고하면서 작업했다. 마음은 아쉬웠다. 더 공들여서 만들었기 때문에 큰 화면으로 보면 좋을 디테일들을 많이 있는데 핸드폰으로 보면 그건 알아봐주지 못할 것 같아 아쉽다.

-시리즈 작업과 영화 작업의 달랐던 부분이 있다면.

▶기회라고 처음에 기대했던 건 시간이 많이 있으니깐 사람과 관계를 더 그릴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건 실제로도 너무 좋았다. 그런데 작업 자체는 진짜 길었다. 저희가 사실은 100% 영화 스태프들이 작업하는 거였다. 100회차 촬영 이상되는 영화 작업을 해보신 분들이 있었지만, 그것과 드라마는 밀도가 달랐다. 영화와 똑같이 만들다보니깐 쉽지 않은 면이 있었다. 다른 분들이 지쳐하는 게 보였다. 저만 그런게 아니라 OTT 시리즈를 하던 동료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깐 다들 그런 순간이 오더라라고 하더라. 그렇지만 이야기가 길어서 생기는 기회들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극 중 주인공들이 신체 장애나 소수의 성적지향을 가진 캐릭터들로 등장하는데.

▶이 기획의 첫 단계가 악당을 물리치는 세 명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무언가 각자 고민들이 있는 상태가 아주 시작이었다. 저는 그게 되게 좋았다. 그런데 그것을 그릴 때, 이게 어느 정도 성취됐는지 모르겠지만 특별하지 않고 평범하게 그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싶었다. 보통의 욕망과 보통의 일상을 누리고 싶은 사람으로 그리고 싶은 게 목표였다.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다라는 평도 있는데.

▶사실 29금이라는 범주가 있다면 29금 영화를 만들어서 감독을 할 수 있다면 그러고 싶다. 자극적인 것과는 상관없이 더 지루한 이야기조차도. 신체훼손이 되는 직접적인 묘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안에 있는 관계나 마음이 엄청나게 자극적이고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소재의 출발이 그런 걸 빼고 만들 수는 없었다.

-항상 베드신으로 주목을 받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은 없나.

▶그게 상처였던 시대가 있고, 그것을 다르게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 시간이 지나서 늙어보면서 그냥 '제가 에로 감독인 거 아시죠?'라는 농담이 크게 상처도 아니다. 그래서 별로 괴롭지 않다. 그래도 안 보고 욕하는 것 보다 보고 화내는 분이 고맙다. 그리고 화 내면서 또 보면 더 고맙다.

<【N인터뷰】②에 계속>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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