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 예고된 윤희근 경찰청장 내정자, '통제안 갈등' 봉합 첫 시험대

내부 수습 최우선 과제…행안부·검찰과 관계 재설정도 숙제
·경찰국 신설로 '역할 제한적' 우려도…호방한 성격에 따르는 후배 많아

[편집자주]

윤희근 경찰청차장이 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경찰협력 리더십 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2022.7.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윤석열 정부 초대 치안수장으로 윤희근 경찰청 차장(54·경찰대 7기)이 내정되면서 산적한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 방안에 대한 반발이 삭발과 단식 투쟁으로 확산하고 있어 이를 수습하는 것이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하는 방안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여서 새로운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경찰의 운명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통제 등 추진 과제에 과감한 드라이브를 거는 정권 초기인 만큼 적극적인 대응이 쉽지 않다. 경찰국 신설로 경찰청장의 장악력이 약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데다 손발을 맞출 간부인사가 이미 끝난 것도 악재다. 경찰 내부에서 윤 내정자가 '독이 든 성배'를 받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신임 청장 앞에 놓인 '역대급' 과제들     



5일 경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신임 청장 앞에는 '역대급'으로 불릴 만한 어려운 과제가 산적해 있다. 경찰 통제안을 둘러싼 경찰과 행안부 간 갈등은 물론 지난달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과 윤석열 대통령의 '국기문란' 작심 발언, 경찰청장의 사의 표명으로 술렁였던 경찰 내부 분위기도 다잡아야 한다. 신임 청장은 한동안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는 셈이다.

특히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경찰이 반발하는 '경찰국 신설'을 사실상 공식화한 만큼 윤 내정자가 행안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이목이 쏠린다.

오는 8월 말 행안부에 경찰 관련 조직(가칭 경찰국)이 설치되면 경찰 고위직 인사권을 강화해 경찰 통제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계급 정년이 있는 경찰 조직 특성상 인사에 매우 민감한 만큼 경찰 수뇌부가 수장인 경찰청장보다 행안부 장관의 눈치를 더 볼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 회장단은 지난 4일 "행안부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일련의 행위를 즉각 멈추라"며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반대 기자회견을 연 뒤 단체로 삭발을 감행했다. 

그러나 신임 청장은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기조에 정면으로 반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단 윤 내정자는 윤 정부 출범 후 두 계단을 승진해 경찰 서열 1위로 영전한 인물이다. 사실상 '윤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그가 취임 직후 정권과 각을 세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27일 김창룡 청장의 사의 표명 후 윤 내정자는 '청장 대행'을 맡아왔지만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또렷한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청장 인선이 한창이라 신중한 행보를 보일 수밖에 없었지만 청장 취임 후에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경찰국이 신설되면 행안부 장관이나 경찰국장의 역할이 커져 신임 청장의 권한은 이전보다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경찰 안팎에서는 그가 행안부와 경찰청 간 '중재자' 역할에 치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행안부와 의견을 조율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에서 경찰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선굵은 리더십 호평…'수사 경력 부족' 우려도 

윤 내정자가 그동안 선 굵은 리더십을 보인 만큼 적어도 그가 좌고우면하지 않고 '꼭 해야 할 말은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식물청장'이 될 만한 성향은 아니라는 것이다. 윤 내정자가 정무 감각이 뛰어나 국회와 예산 등 대외 업무가 중요한 청장직에 적합하다는 견해도 있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현 정부는 치안감과 치안정감, 그리고 청장 인사에 이르기까지 잡음과 파열음을 냈으나 청장 지명만큼은 잘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윤 내정자는 경찰 기능 중 가장 주목 받는 수사 분야 인력이 아니라 그렇지 경찰 대표 정보통으로 꼽힐 만큼 정무 감각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 출신인 윤 내정자는 1991년 경위로 임용된 후 충북경찰청 정보과장, 경찰청 경무담당관, 서울경찰청 정보1·2과장,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자치경찰협력정책관, 경찰청 경비국장을 지냈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경찰 서열 4위 계급인 경무관이었던 그는 한 달 뒤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지난 4일 경찰 서열 1위 치안총감(경찰청장)으로 지명됐다. 청장으로 취임할 경우 7개월 만에 3단계 계급을 오르는 초고속 승진을 하게 된다.

호방한 성격으로 후배들을 잘 챙긴다는 평을 받지만 정보 경력에 비해 수사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가뜩이나 경찰청 수뇌부의 수사 경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경찰 일각에서는 그의 청장 직행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수사권조정에 이어 올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으로 경찰권이 커지는 상황에서 유 내정자의 역량에 의문을 제기하는 회의론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윤 내정자의 앞에는 검수완박으로 경찰 수사권이 커지는 상황과 정부가 경찰에 대한 그립(장악)을 강화하려는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일각에선 신임 청장 자리는 독이 든 성배란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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