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1위가 만드는 디지털 '농사직설'"…권기재 대동애그테크 대표

[인터뷰]대동, 하드웨어 기반 '애그테크'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
"스마트 팜·스마트 농기계·스마트 모빌리티로 정밀 농법"

[편집자주]

권기재 대동애그테크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서초구 대동 서울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5.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식물에게 최적의 생육 조건은 뭔지, 노지에서 키워야 할지, 시설재배를 해야할지, 기능성분은 어떻게 강화하는지 레시피를 농민들에게 제공하고자 합니다. 농업에 대한 모든 해답을 찾을 수 있는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게 첫 단계입니다."

국내 1위 농기계기업인 대동이 디지털 농사직설을 만들고 있다. 농민이 농사를 짓고, 농기계를 타서 이동하고, 이후 수확한 농작물을 유통하는 농업의 전주기를 디지털화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대동은 지난 2월 현대오토에버와 손잡고 미래농업 플랫폼 사업을 추진할 '대동애그테크'를 설립했다.

이달 17일 서울 서초구 대동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권기재 대동애그테크 대표는 전통적인 농기계 전문업체에서 하드웨어 기반의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이 전략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애그테크는 첨단기술을 농산물 생산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곡물 파동과 공급망 교란이 불거지면서 식량 공급의 지속 가능성이 불투명해지자 각광받고 있는 산업이다.

애그테크는 설비 즉 하드웨어와 이를 스마트화하는 소프트웨어의 융합이 필요하다. 농기계 기업으로서 기반을 다진 대동이 애그테크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택한 배경이다.

권 대표는 농기계·농업기술·토지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디지털화하는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기업이 대동이라고 설명했다.

방식은 이렇다. 농작업기의 IoT(사물인터넷)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취득하면 그것을 모아 분석하고 이를 실제 농업에 적용한다. 경험농법을 유지했던 농업이 스마트 정밀농업으로 전환되면 기능성 농작물 등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권기재 대동애그테크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서초구 대동 서울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5.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스마트팜 '맞춤형 식단'…농작물 생육 레시피 개발

농업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대동애그테크의 주요 사업방향은 △스마트 팜 △스마트 농기계 △스마트 모빌리티 3가지로 나뉜다. 모빌리티는 농작물 재배를 인공지능(AI) 및 차세대 통신 기반의 자율주행(자율작동) 방식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디지털 플랫폼 전략의 주요 축으로 볼 수 있다.

스마트 팜은 개인 맞춤형 농작물 제공에 목적을 둔다. 수집 가능한 비의료 건강정보를 확보해 개인의 질병과 체질에 맞는 식물의 기능 성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생육 레시피를 만드는 식이다.

예를 들어 당뇨가 있는 사람을 위해서 당뇨에 좋은 성분을 몇 배 증가시킨 엽체류·과체류 농작물을 경작할 수 있다.

대동애그테크는 이같은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현재 서울대학교와 업무 협약을 체결해 학교 내에 스마트팜 테스트 베드를 구축했다. 10여가지의 작물을 선정해 잘 자라게 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특정 성분을 강화해 고기능성 농작물을 키우는 것은 카이스트와 협업할 예정이다. 비의료 건강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대용량 유전체 플랫폼 기술을 개발한 엔젠바이오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추진 중이다.

대동애그테크는 이렇게 개발한 레시피들을 농민들에게 보급해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고, 생산된 농작물을 소비자에게 유통하는 것까지 담당한다.

권 대표는 "토지와 농작물의 종류에 따라서 비료의 양도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질소비료를 과다 살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동이 비료 처방을 해보니 실제로 생산량이 18% 늘었다"면서 "이런 데이터들을 통합 데이터베이스로 모아 농작물 생육 솔루션을 개발한다면 제2의 농사직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재 대동애그테크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서초구 대동 서울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5.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내년 하반기 '자율 주행 농기계' 목표…"비농영 모빌리티도 개발" 

농업의 디지털화에 빠질 수 없는 축은 농기계 및 모빌리티의 자율작동 혹은 자율주행이다. 실제 작황을 스마트하게 전환해야 농업 선진화가 가능하다. 이는 하드웨어의 소프트웨어의 유기적인 융합이 필요하다.

그동안 농기계 제작을 도맡아온 대동애그테크는 원격 관제(텔레매틱스) 서비스를 개발해 자율주행 농기계 등의 상업화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연말 목표는 2단계 무인 자율 주행 기술 구현이다. 트랙터, 이양기, 콤바인 등에 무인 자율 주행 기술을 적용하면 농업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논과 밭의 구조를 파악하고 경로를 최적으로 설계하는 매핑(mapping)이다. 권 대표는 매핑 기술이 개발되면 농기계 무인화 기반이 어느 정도 구축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자율주행 레벨3 수준을 탑재하겠다는 게 목표다.

차세대 플랫폼은 일반 운송수단에도 적용 가능하기 때문에 비농용 모빌리티 사업도 준비한다. 내년 초 양산이 예정된 전기이륜차가 시작이다. 이후 0.5톤 트럭, 골프카트, 스마트 로봇체어, 전동 승용잔디깎이(ZTR) 출시를 준비한다.

대동은 이를 생산할 모빌리티 신공장을 올해 하반기까지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완공할 계획이다.

권 대표는 "농기계와 일반 자동차의 중간인 마이크로 모빌리티도 성장 가능성이 큰 부문"이라며 "플랫폼을 기반으로 휠체어 등 스마트 로봇 체어 방식의 모빌리티를 보급해 빈틈없는 이동편의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권기재 대동애그테크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서초구 대동 서울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5.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농업이 생활 곳곳에 '에브리데이 라이프'…농기계→플랫폼 기업

권 대표는 스마트 팜, 스마트 농기계, 스마트 모빌리티 세가지 사업방향이 결국 '농업의 전 주기' 측면에서 연결된다고 본다. 스마트팜을 통해 개인 맞춤형 농작물을 키우고, 농민이 키운 농작물을 스마트 농기계가 수확하며, 집과 논·밭 사이를 이동할 때는 스마트 모빌리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권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농기계 기업이었던 대동을 '매일의 일상'(에브리데이 라이프)과 가까운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권 대표는 "농업은 우리의 매일 먹을거리와 연결된다"며 "스마트팜을 통해 맞춤형 먹을거리를 접하고, 스마트 모빌리티가 보급되면 농업이 생활 곳곳에 뿌리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푸드, 뷰티,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실생활에 밀접한 분야에 함께하는 에브리데이 라이프를 완성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권기재 대동애그테크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서초구 대동 서울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5.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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