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ICBM 보유국' 야망… 바이든 행정부, 막을 수 있을까

"중국에 대한 압박 강화할 듯… 대북 유화책 가능성은 적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가 이를 저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북한의 핵실험과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 기술 고도화 행보 재개는 정치적으로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 1월 출범 이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군을 결정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특히 중국과의 패권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문제에 대한 해법 모색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 전반에 대한 실패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당국이 올 1월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점 또한 바이든 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오후 화상으로 진행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북한은 지난 5~17일 사이 모두 4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맟 사격훈련을 실시한 데다, 19일엔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주재 회의에서 향후 대미정책 방향과 관련해 △선결적·주동적 신뢰구축조치에 대한 전면 재고와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의 재가동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지시 사항은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재개를 염두에 두 것으로 해석됐다. 북한은 앞서 2018년 비핵화 문제를 화두로 미국 등과의 정상외교에 나서기에 앞서 나름의 선제적 조치로서 핵·ICBM 시험 중단을 선언했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운데)가 지난 19일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내달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종료 뒤 ICBM 시험발사나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단 분석도 나온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올해 북한의 연이은 무력시위와 핵·ICBM 시험 '모라토리엄'(유예) 철회 엄포의 궁극적 목적이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데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 고도화와 핵·ICBM 시험 모라토리엄 철회 시사 모두 향후 미국과의 협상 재개를 염두에 둔 일종의 '몸값 부풀리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미 정부는 일단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행보에 대해선 일단 독자 제재조치와 안보리 차원의 추가 제재 등 '원칙적 대응'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동시에 미 정부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관여' 의사도 거듭 밝히고 있지만, 향후 북한이 핵·ICBM 시험 모라토리엄 선언을 실제로 철회할 경우 미국 측도 결국 '플랜B'를 가동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택할 수 있는 '플랜B'로는 우선 중국에 대한 압박이 거론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면 기존 핵보유국(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게 된다"며 미국이 중국 측을 상대로 관련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을 점쳤다.

대만 관련 문제도 미국이 중국 압박에 동원할 수 있는 카드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도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정상화, 2018년 이후 자제해 온 한반도 내 전략자산 전개 등으로 맞수를 놓을 것이다. 이런 조치는 중국도 원치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 측이 북한의 핵·ICBM 시험 모라토리엄 유지를 위해 유화책을 꺼내들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자칫 북한에 휘둘리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단 점에서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