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체착륙' F-35A, 조종간·엔진 빼고 모두 '먹통'이었다

공군차장 "비상용 통신장치로 동체착륙 통보… 조종사는 현재 건강"

[편집자주]

공군 F-35A '프리덤 나이트' 스텔스 전투기. 2019.10.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공군 F-35A '프리덤 나이트' 스텔스 전투기의 4일 충남 서산 기지 비상착륙 때 조종간과 엔진을 제외한 모든 장비가 '먹통'이 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옥철 공군참모차장(중장)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조종사가 저고도 항법 중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항공기 이상을 느껴 안전고도를 취하면서 엔진 기기를 점검하니까 조종간과 엔진만 정상이었고 나머지 모든 장비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신 차장은 "(조종사에게) 산소 공급도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 차장은 "산소(공급)은 고도 8000피트 이하에선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기체 이상 당시 F-35A가 고도 약 8000피트 상공을 날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기체 이상으로) 처음엔 통신도 안 됐다"며 "(조종사가) 비상용 백업 장치를 작동시켜 (지상과) 통신을 하면서 '비상착륙'을 선포한 뒤 항공기 상태가 안 좋아 가장 인접한 서산기지로 향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F-35A 전투기는 충북 청주기지 소속으로서 전날 훈련비행을 마치고 청주기지로 복귀하려 했으나 오전 11시45분쯤 기체 이상이 발생했고, 1시간6분 뒤인 오후 12시51분 서산기지에 비상착륙했다.

공군 F-35A '프리덤 나이트' 스텔스 전투기. 2019.3.29/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특히 이 전투기는 비상착륙 과정에서도 랜딩기어(착륙장치)가 3개 모두 작동하지 않아 기지 상공을 선회하며 연료를 비운 뒤 활주로에 동체착륙을 했다. '동체착륙'은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을 때 동체 하부를 직접 지면에 맞대면서 마찰력으로 착륙시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동체착륙하는 기체에 연료가 많이 남아 있을 경우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크다.

신 차장은 "교범상엔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을 때) 조종사가 상황을 판단해 동체착륙하거나 비상 탈출하도록 하고 있다"며 "조종사가 (동체착륙을 하겠다고) 판단하고 작전사령부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신 차장에 따르면 이 F-35A 전투기의 '동체착륙' 계획을 접수한 서산기지에선 활주로에 비상상황에 대비해 활주로에 '폼'(foam·포말 소화기액)을 살포하고 구급차와 소방차 또한 대기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전투기는 동체착륙에 성공했고 조종사도 무사했다는 게 공군 측의 설명이다. 신 차장은 "(조종사에 대해) 정밀 신체검사를 실시했는데 특기 사항은 없었다"며 "현재 건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은 이날 이 전투기 조종사가 신체검사 등을 위해 입원한 공군항공우주의료원(항의원)을 직접 다녀갔다고 한다.

다만 그는 비상착륙한 기체에 대해선 "동체착륙을 하다 보니 하부가 일부 손상됐다"며 "내부 손상 여부는 현재 정밀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공군 F-35A '프리덤 나이트' 전투기 편대. 2021.10.2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과거 F-35 전투기의 해외사고 사례를 봤을 때 조종사가 비상 탈출한 경우는 있어도 동체착륙에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동체착륙엔 조종사의 안전 등 위험부담이 크단 얘기다.

신 차장은 특히 "기어가 없는 상태에서 (항공기가) 활주로에 내릴 땐 정확히 중앙에 접지하면서 방향을 유지해야 하고 가급적 속도도 정상보다 적게 유지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활주로를 이탈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신 차장은 기체 이상 원인에 대해선 "공군항공안전단을 중심으로 미국 측 기술요원과 협조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조사 기간은) 대략 1개월~1개월 반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리 공군은 지난 2013년 차세대 전투기로 미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F-35A 기종을 선정한 뒤 총 7조원대 예산을 들어 40대를 도입하는 사업을 진행해왔다. F-35A의 1대당 가격은 한화로 1000억~12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철 합동참모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1000억원짜리 전투기가 중요하냐, 숙련된 조종사가 더 값지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조종사 생명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ys4174@news1.kr

많이 본 뉴스

  1. 단란주점 벽 속 '시신' 넣고 방수공사… 달간 감쪽같이 영업
  2. 구혜선, 학교 주차장에서 노숙…"특별한 주거지 없다"
  3. 김호중, 사고 직후 구리 호텔로…"대표·매니저도 만취였다"
  4. 최태원 차녀 민정씨, 10월 결혼한다…상대는 중국계 미국인
  5. '성추행 미투' 오달수 "전처와 지금도 연락…나보다 더 유명"
  6. 곽민선 아나운서, 행사 중 축포 맞아 부상 "시력 손상 심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