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침묵 깬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간과해선 안돼"


                                    

[편집자주]

12일 오전 시청 앞 서울광장에 설치된 위안부 할머니 사진과 생전 남긴 말씀을 담은 '아트월'에 시민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붙이고 있다. 아트월에는 최초로 위안부 증언을 한 김학순 할머니와 일본정부의 사과를 촉구하는 운동을 벌이다 세상을 떠난 황금주, 강덕경 할머니의 얼굴 사진이 걸려있다. 2015.8.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최초로 피해 사실을 폭로한 김학순 할머니의 일생을 조명하는 부고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NYT는 25일(현지시간)자 기사에서 1997년 12월 폐질환으로 별세한 김 할머니의 생애를 되짚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다시금 부각시켰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수치심 속에 침묵을 지키던 시절인 1991년 8월, 김 할머니는 용기를 내어 일본군 위안부 시절 겪은 섬뜩한 일들을 낱낱이 고발하며 피해자들의 참상을 알렸다.

김 할머니는 같은 해 "(일본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하지만 나는 모든 것을 이겨냈고, 그 일이 일어났다는 산증인"이라며 "이런 항의를 일본인들에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김 할머니의 첫 기자회견을 회고하며 "그의 강력한 설명은 일본의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수십년간 부인해 온 역사에 생생함을 더했다"고 평가했다.

1998년 보고서에서 일본군의 위안소 운영을 반인륜 범죄로 규정한 게이 맥두걸 전 유엔 특별보고관은 "내가 작성한 어떤 글도 30년 전 김 할머니가 한 직접 증언이 미친 영향력에 근접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일관계 전문가인 앨릭시스 더든 미 코네티컷대 역사학 교수는 "김 할머니는 20세기의 가장 용감한 사람들 중 하나"라며 "그의 첫 기자회견 덕에 역사학 연구자들이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문서 증거를 발굴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NYT는 한국이 지난 2018년 김 할머니의 첫 회견일인 8월14일을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지정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할머니는 여생 동안 일본 정부에 위안부에 대한 법적 책임과 보상을 요구하며 끊임없는 활동을 벌였지만,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NYT는 김 할머니가 한국 온라인 매체와의 생애 마지막 인터뷰에서 "꼭 110살이나 120살까지 살려고 한다"고 발언한 것도 기사에 실었다.

김 할머니의 부고 기사는 '간과된 사람들'(Overlooked) 시리즈로 NYT 지면에 실렸다. 이 시리즈는 1851년부터 주목할 만한 인물이지만 조명받지 못하고 사망한 이들의 삶을 되짚는 부고 기사를 다룬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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