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링컨, 북한에 "다른 선택지 가능"…무슨 뜻?

ARF 외교장관회의서도 "대화에 열려 있다" 메시지
인도적 지원 등 염두 관측…北 '한미훈련 도발' 변수

[편집자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 AFP=뉴스1

미국 정부로부터 최근 북한에 대한 '유화' 메시지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특히 미 정부가 지난 6일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재차 북한에 대화 재개를 촉구하면서 "다른 선택지와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음에 따라 그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킨 모이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이번 ARF 회의 참석과 관련,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며 "이는 다른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앞서 화상으로 열린 ARF 회의 당시 북한 측 대표로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참석한 데 대해 "북한을 상대로 직접 발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사의를 표한다"며 "미국은 북한과 (외교적으로)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 언제 어디서든 만나겠다는 제안에 북한 측의 긍정적으로 호응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특히 이번 회의에서 자국의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처럼 북한에서도 협상권한을 가진 대표를 지정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같은 날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선 인도주의적 대북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고, 앞서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외교당국 국장급 협의에서도 역시 관련 사안들이 다뤄졌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지난달 27일 남북 통신선 복원을 '남북관계 개선의 출발점'으로 삼으려 하는 우리 정부의 움직임에 미국 측도 나름 보폭을 맞추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 AFP=뉴스1

모이 부차관보가 언급한 북한에 대한 "다른 선택지"가 구체적으로 어떤 걸 의미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한미 간 움직임을 이유로 대북 인도적 지원에 관한 사항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선 원활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단 전망도 제시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제재 이행과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 해결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최근 제재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북중 간 국경봉쇄 조치 장기화, 그리고 가뭄·홍수 등 재해로 북한의 식량난·민생난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의 '전향적 조치'를 기대하는 기류가 읽힌다.

물론 '전제'는 있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 의회조사국(CRS)도 지난달 30일자로 개정한 '대북 외교: 현황'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은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단계적 조치에 상응해 부분적으로 제재를 완화하는 제안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 1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명의 담화를 통해 올 후반기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데 이어, 연합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이 시작된 10일에도 재차 한미 양측을 비난하는 내용의 담화를 내놓은 상황.

김 부부장은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능력을 보다 강화해나가는 데 더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우린 이미 '강대 강', '선대 선'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번 한미훈련에 대응해 도발을 감행할 경우 미 정부의 '다른 선택지'는 대북 유화책이 아닌 강경책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jaewo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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