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불붙는 '경선 연기론'에 고심…이재명측 "원칙 지켜야" 

김두관·박용진·이광재, 당지도부·이재명에 결단 촉구 
'침묵'하는 당지도부… 李지사 측은 '원칙 고수' 강경

[편집자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5.1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더불어민주당내 군소 잠룡들을 중심으로 '대선 경선 연기론'이 불거지면서 송영길 대표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당내 비주류로서 계파와 기반 없이 '원칙'이란 소신 하나로 당대표에 오른 송 대표에게 경선 연기는 원칙 위배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차기 민주당 정권 재창출에 있어서 경선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 온다면 원칙주의자라도 정무적 판단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내 군소 후보들을 중심으로 대선 경선 일정 연기론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6일 김두관 의원이 시동을 건 데 이어 전날(16일)엔 이광재 의원까지 경선 연기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광재 의원은 이날 경선 연기론에 대한 결정을 당지도부와 1등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으로 넘겼다. 그는 "당 지도부와 1등인 이 지사가 결단을 내릴 문제라고 본다"며 "한 번쯤은 지도부도 이 지사도 생각해 볼 문제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예로 들며, 당시 박근혜 후보가 1위였던 이명박 후보에게 경선 연기를 요청했고 이 후보가 그것을 수용함으로써 지지도 상승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박용진 의원은 경선 연기 관련해 당지도부를 향해 빠른 결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대선기획단을 하루빨리 마련하고 책임 있게 변경돼야 할 게 있으면 변경하고 아니면 기존 일정에서 세게 붙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는 일단 '후보간 합의'를 내세우고 있다.

송 대표는 취임 직후 경선 연기론과 관련,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특정 후보를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룰을 바꿀 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당 지도부는 대선후보 경선 연기에 대해 절대 함부로 나서서 움직일 수 없는 문제"라며 "현재로선 당헌·당규에 규정된 대로 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후보 간 어느 정도 합의 수준이 올라가면 지도부가 개입해볼 여지는 있다"고 후보들에게 공을 넘겼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 역시 "당 지도부 의견이 잘못 전달되면 오히려 당이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며 "어차피 앞으로 경선을 관리하는 대선기획단이 생길 것이고 자연스럽게 현안에 대한 정무적 판단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유력 대권 주자인 이 지사 측에선 '경선 연기, 대선 포기'라는 기존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현행대로라면 민주당은 대선 180일 전에, 국민의힘은 120일 전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약 2개월 앞서 후보를 선출하게 되는 셈이다. 

이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정당 헌법은 당헌"이라며 "당원들이 합의해서 룰을 정해놨으면 지켜야지, 원칙을 지키지 않고서 우리가 어떻게 국민들에게 우리를 믿어 달라 말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경선 일자를 대선 180일 전으로 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후보와 당이 안정적으로 결합할 시간이 필요한데 경선 연기를 하면 후보와 당이 화학적으로 결합할 시간이 없다"고도 했다.

이 핵심 관계자는 특히 "9월 경선을 연기하게 되면 국감을 포기해야 한다. 국감은 야당 판이다. 야당에 많은 정보가 흘러가는데 우리가 경선을 하면서 그것을 방어하지 못하면 선거에서 질 것"이라며 "경선을 연기하는 순간 여당은 대선 포기"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 측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우리가 9월 경선인데 경선 끝나면 10월부터 국정감사, 11월 예산 시즌이 다가온다"며 "경선이 연기돼서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다 보면 민생에 관심이 없다는 국민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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