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활용 공영주차장 캠핑카로 '몸살'
-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대구스타디움 곳곳 방치…강제 단속 근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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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다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로 활용될지 모르는 곳인데, 이렇게 주차해 놓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로 활용된 대구의 한 공영주차장을 장기 주차 차량이 점령해 방역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12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도권의 경우 이른바 '2+α 단계'로 조정되고, 대구를 비롯한 비수도권은 1.5단계로 격상되는 등 코로나19 대확산의 기로에 선 시점에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로 활용되는 장소를 캠핑카가 장기간 점령하고 있어서다.
지난 30일 대구스타디움 제3주차장에서는 장기 주차 중인 캠핑카 등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무료로 운영되는 대구스타디움 제3주차장은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폭증하던 올해 2~5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설치돼 감염병을 최일선에서 저지했다.
코로나19가 대규모로 재유행할 경우 드라이브 스루 설치 장소로 가장 유력한 곳이기도 하다.
최근 대구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세로 접어들었고,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운영이 일시 중단되면서 대구스타디움 일부 주차장을 캠핑카들이 차지하고 있다.
대구체육시설관리사무소에 따르면 3주차장을 비롯해 이 일대 공영주차장 곳곳에 캠핑카들이 장기 주차돼 있고 방치된 차량도 있다.
이 근처에 사는 장모씨(39)는 "캠핑카가 오랜 시간 주차돼 있어 공용주차장 조성 취지가 무색할 정도"라며 "관계기관에서 손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캠핑카 장기 주차가 극성을 부리자 체육시설관리사무소 측은 '캠핑카 장기주차 삼가'라는 문구가 적힌 입간판을 설치했지만 소용이 없다.
공영으로 운영되는 주차장이어서 차량 이동 등을 강제할 수 없고 계도 수준에 그칠 수 밖에 없어서다.
체육시설관리사무소 관계자는 "3주차장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로 다시 운영될 경우, 연락처가 적힌 일반 차량의 경우 이동 등 조치가 이뤄질 수 있지만 장기간 주차된 캠핑카 중 일부는 연락처가 적혀 있지 않아 차주에게 연락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자체는 단속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올해 2월 차고지 없이 캠핑카를 구매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차량을 등록할 때 차고지를 증명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했다.
하지만 올해 2월 이전에 등록된 캠핑카는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장기 주차 단속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체육시설관리사무소 측은 "캠핑카 차고지 증명제가 실시된 올해 3월 이전에 구매한 차량은 강제로 조치할 수 있는 방안이 사실상 없다"며 "겨울철 건조한 날씨로 화재 발생도 우려돼 캠핑카 장기 주차를 근절할 수 있는 중앙 부처 차원의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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