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열린다]②페북이 쓴 SNS 신화…메타버스 신화는 누가쓸까

'메타버스 시대' 눈앞…발빠르게 준비하는 테크기업들

[편집자주]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디지털 세대' 등장으로 온라인 공간이 점차 일상을 대체하더니 전세계를 '격리'한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메타버스 현상'을 조명해본다.

드라마 '블랙미러'(넷플릭스 제공)© 뉴스1

어릴 적 격투게임을 즐겨했던 두 남자는 훗날 오랜만에 홈파티에서 재회한다. 옛 추억을 살려 친구는 주인공에 오감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가상현실(VR) 격투게임을 선물하고, 가상현실에서 각자의 캐릭터로 만난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예기치 못한 유혹에 빠져 방황한다. 넷플릭스 시리즈물인 '블랙미러'의 '스트라이킹 바이퍼스' 이야기다.

가상과 현실이 혼합된 '메타버스 시대'가 눈 앞에 왔다. 이에 맞춰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은 다소 생소한 개념일 수 있는 '메타버스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그 어떤 기업들보다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중 마이크로소프트(MS)·페이스북 등 잘나가는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잇단 게임사 인수는 주목할만 하다.

한때 가정용 컴퓨터 시장과 SNS시장을 주름잡았던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시대'를 맞아 또 한번 신화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게임사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흡수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기업 역시 아직은 미미하지만 엔터기업이 게임사를 인수하거나 게임사 자체적으로 VR게임 개발에 나서는 등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우린 이미 초기 메타버스를 보고있다"…발빠르게 준비하는 테크 기업들

'메타버스'는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 받는 개념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10월5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GPU연례개발자대회(GTC) 2020 기조연설에서 "지난 20년이 놀라운 세월이었다면 앞으로의 20년은 공상 과학이나 다름 없을 것"이라며 "메타버스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초기 메타버스를 보고 있다"며 "지금은 게임처럼 보이지만 게임 속에서 초기 메타버스 거주자인 게임 이용자들이 도시를 건설하고 콘서트와 이벤트를 위해 모이고 친구들과 교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는 게임 속의 세상에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만들 것"이라며 "메타버스에서 청사진을 다운로드해 실제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빅테크 기업 중 메타버스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한 회사 중 하나다.

지난 9월 MS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인수하려 했으나 이는 무산됐다. MS는 대신 75억달러(8조7300억원)에 제니맥스 미디어를 인수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MS는 제니맥스 미디어에는 글로벌 게임 개발사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 베데스다 소프트 웍스, 이드 소프트웨어, 제니맥스, 아케인, 탱고 게임 웍스, 알파 독, 론드 하우스 스튜디오 등 대형 자회사들이 포함돼있다.

(MS 제공)© 뉴스1

제니맥스는 VR기술로 유명한 회사로, 앞서 2017년 페이스북의 자회사 오큘러스와의 소송에서 이겨 5억달러(약 5800억원)의 배상을 인정받기도 했다.

MS는 제니맥스 인수 뿐 아니라 혼합현실(Mixed Reality·MS) 기업용 기기 '홀로렌즈2'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홀로렌즈는 스마트폰이나 PC 연결 없이 몰입감 있는 혼합현실을 3D 홀로그램으로 구현하고 이를 사용자의 손동작이나 음성으로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게 해주는 기기로, 가격은 500만원대 전후다.

고가인만큼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타깃으로 한 이 홀로렌즈에는 인공지능(AI)이 내장된 지능형 엣지 디바이스로서 클라우드 애저(Azure)를 통해 홀로그램으로 만든 작업내역을 구현했다.



또 SNS시대를 주도한 페이스북 역시 가상현실(VR)을 핵심산업으로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앞서 2014년 오큘러스를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2017년에는 페이스북 개발자 콘퍼런스인 F8에서 페이스북 스페이스라고 불리는 소셜 VR 베타 버전을 발표했다. VR 헤드셋인 오큘러스 리프트와 컨트롤러인 오큘러스 터치로 자신의 분신인 아바타를 통해 가상 공간에서 지인들과 만나 상호작용할 수 있게 만든 프로그램이다.

2018년에는 199달러짜리 보급형 헤드셋인 오큘러스 고와 이를 통해 즐길 수 있는 3개의 플랫폼(오큘러스 TV, 오큘러스 룸, 오큘러스 베뉴)을 선보였다. 이 플랫폼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친구들 중 누가 접속하고 있는지 쉽게 파악해 함께 즐길 수 있는 소셜 커뮤니티 기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아바타 공략·게임사 인수하는 국내 엔터社…위메이드, MMORPG VR로 구현 개발

국내 기업 중 메타버스를 앞장서서 대비하고 있는 기업은 엔터테인먼트 쪽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실존하는 가수와 그 아바타가 교감하며 현실과 가상을 오간다는 콘셉트의 SM 신인 걸그룹 '에스파'를 선보였다.



SM 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업계 주요 엔터사들도 아바타 관련 역량 확보에 적극적이다. 지난 10월 중순 증강현실(AR) 아바타 앱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로부터 총 12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이에 앞서 지난해 '유미의 세포들'로 알려진 멀티플랫폼 음악게임 개발사 수퍼브(Superb)를 자회사로 편입하기도 했다. 슈퍼브는 빅히트 및 관계사들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을 제작해 나갈 계획이다.

또 국내 게임사 중에선 최근 '미르4'를 내놓은 위메이드가 적극적으로 준비 중이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VR 자회사인 위메이드XR을 설립해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를 VR로 구현하는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최근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에서 다가올 미래상황에서 게임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장 대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예로 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에서 가상현실에만 포커스를 맞췄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보다 게임이 일상화된 그 사회에 더 관심이 갔다"며 "많은 미래학자들이 예측한 것처럼 직업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국가는 보편적 기본 소득을 줄 수밖에 없고, 동시에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해야 하는데 그 상황에서 최적화된 엔터테인먼트는 넷플릭스 같은 미디어나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 같은 미디어는 사람으로서의 존재 의의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며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면 게임을 통해 경제적 보상을 얻곤 하는데 게임으로 보상을 얻는 걸 불법으로 간주할 수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합법적인 법 테두리 안에서 게임으로 경제적 보상을 얻는 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라고 생각한다"며 "위믹스(위메이드의 블록체인 플랫폼) IPO를 안 한 것도 단기적으로 잠깐 돈을 벌자는 게 아닌 '레디 플레이어 원' 같은 세상이 왔을 때 기술적으로 갖춰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v_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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