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語사전] 80일 전투에 '드바쁜' 북한, '졸짱박기'를 한다고?
- (서울=뉴스1) 이설 기자
80일 전투 관철 보도에 사용된 북한어
[편집자주] '조선말'이라고 부르는 북한말은 우리말과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다. [北語(북어)사전]을 통해 차이의 경계를 좁혀보려 한다.
연말까지 '80일 전투'에 몰두하고 있는 북한은 최근 농작물 수확 증대, 수해 복구 등 주요 목표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연일 선전 중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3일 올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농사 채비를 빈틈없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농촌들에서는 양수기 수리 정비와 고압전동기 개조를 질적으로 하고 물길과 저수지, 저류지 건설 그리고 졸짱박기와 굴포, 우물파기 등을 계획대로 내밀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올해 성과에 그치지 않고 더욱 분발해 내년에도 농작물 생산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졸짱은 양수설비의 북한말이다. 땅속 깊이 관을 박아 땅속의 물을 끌어올리는 설비로, 관의 밑부분은 물만 들어오도록 여과시설을 하며 윗부분은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한 진공 펌프 시설을 한다.
아울러 최근까지 인민군을 중심으로 수해 복구 전투가 벌어졌던 함경남도 검덕지구도 지난 27일 새 살림집(주택) 입사모임과 새집들이를 진행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함경도 수해 복구에 투입됐던 수도당원들이 복귀한 데 이어 최대 관심지역 중 하나였던 검덕지구까지 새집들이를 진행하면서 80일 전투의 핵심 목표인 수해 복구도 사실상 마무리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신문은 "검덕지구 피해복구전투에 참가한 인민군 군인들이 살림집 건설, 강하천 정리, 침전지공사 등을 진행하는 드바쁜 속에서도 인민을 위한 일들을 스스로 찾아함으로써 군민일치의 미풍을 더욱 활짝 꽃피우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드바쁜'은 몹시 바쁘다는 의미의 형용사로, 수해 복구에 몰두하고 있는 인민군의 모습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사용됐다.
또 다른 80일 전투의 목표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국경 봉쇄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북한은 국산 제품의 우수성을 선전하며 자력갱생에 대한 의지도 다졌다.
지난 22일 선전매체 '메아리'는 삼지연들쭉음료공장이 "들쭉음료 생산에 옥당과 8월풀당을 이용하고 감자농마에 의한 당 생산 방법을 연구 도입했다"면서 자력갱생 모범사례로 설명했다.
여기서 옥당, 8월풀당, 농마 등 재료를 뜻하는 듯한 생소한 북한어들이 눈길을 끈다. 옥당은 옥수수 당분, 8월풀당은 팔월풀의 당 성분을 우려낸 것, 농마는 녹말을 뜻한다.
이처럼 북한은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한 국경 봉쇄 조치를 이어가면서 자립 경제의 토대를 닦겠다는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 드바쁘다
[형용사]
몹시 바쁘다
■ 졸짱
[명사]
땅속 깊이 관을 박아 땅속의 물을 끌어 올리는 설비. 관의 밑부분은 물만 들어오도록 여과 시설을 하고 윗부분은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한 진공 펌프 시설을 한다.
■ 옥당
[명사]
옥수수 녹말로 만든 당분. 설탕이나 포도당보다 더 달고 물에 잘 풀린다. 과자나 식료품을 가공하는 데 널리 쓴다.
■ 팔월풀당
[명사]
팔월풀의 당 성분을 우려내어 정제한 다음 졸인 식품. 단맛이 있다.
■ 농마
[명사]
녹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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