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광복절 집회 허가' 법원 비판…재확산 정부책임론은 반박(종합)

"잘못된 집회 허가 때문에 다 무너졌다"…이틀째 비판 수위 높여
방역완화 영향 지적엔 "지금 잣대로 판단 온당치 않아"

[편집자주]

정세균 국무총리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8.25/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와 관련해 보수단체의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허가한 법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임시공휴일 지정 등 정부의 방역 완화 조치가 재확산 사태를 야기했다는 지적에는 "온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정 총리는 2019년도 결산 심사를 위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부의 방역 완화 조치를 지적하는 조해진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지금 잣대로 그때 판단을 재단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17일 임시공휴일을 지정할 때는 안정된 상태였다"며 "그러니 그런 결정을 하지, 지금 상황이면 그런 결정을 안 했을 것"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정부의 8월17일 임시공휴일 지정, 교회 소모임 허용 등 방역 완화 조치와 외식·숙박 쿠폰 배포, 코로나19 우울 해소를 위한 특별여행주간 추진 등의 정책이 이번 재확산 사태에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로, 정부가 방역당국의 동의를 얻었냐고 재차 질의했다. 



또 "확진자 급증 추세에 대통령께서 굉장히 단호하게 입장을 표명하시고, 심지어 헌법에 규정된 기본권의 제한까지 언급하실 정도"라며 "당시 대통령께서 모르거나 또는 승인을 안하셨는데 정부 차원에서 임의로 한 게 아니냐"고 했다. 

이에 정 총리는 "동의 수준이 아니고, 원래 방역당국의 제안이 없으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그런 결정을 하지 않는다"며 "대부분 방역당국의 제안을 받아 중대본에서 결정한다"고 답했다. 

또 '사후 청와대에 보고하고 동의를 구했느냐'는 물음에 "당연하다"면서 "대통령께서 자세한 내용까지 참모들로부터 보고를 받으실 것입니다만, 그런 부분에 직접 관여하시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법 집행과 관련해 말씀하신 내용과 팬데믹(대유행) 상황을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대신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허가해 준 법원 판결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정 총리는 법원 판결에 대한 의견을 묻는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그런 잘못된 집회 허가 때문에 그런 것들(방역 조치)이 다 무너지고, 정말 우리가 상상하기 싫은 일이 벌어진 것이 너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매우 안타까운 판결이다. 원래 신고한 내용과 다르게 집회가 진행될 거라는 정도의 판단은 웬만한 사람이면 할 수 있을텐데, 놓친 것이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세금이 거기 낭비되고 있다"며 "2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고 그 분들이 전국적으로 전파시킨 환자가 앞으로도 더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전날 예결위에서 "법원의 판단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밝힌 입장보다 비판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 

서울행정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박형순)는 14일 민경욱 전 통합당 의원이 이끄는 4·15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국투본)가 서울시의 옥외집회금지 처분 효력을 중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고, 보수단체 '일파만파'가 신청한 집행정지 신청을 전부 인용한 바 있다. 

해당 집회는 당일 허가를 받지 못한 참가자들이 몰리면서 그 규모가 커졌고, 집회에 참석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등 200여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논란이 됐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정 총리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여부와 관련해서는 "현재 정부의 입장은 유보적이라고 표현하면 정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임이자 통합당 의원에 질의에 "정부는 쌍수를 들고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상황을 주시해서 꼭 필요하다면 없는 돈이라도, 빚이라도 내서 감당을 해야 하겠지만 그런 상황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재정건전성에 더 이상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했다. 

지난 2006년 노무현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장관 재직 당시 원자력발전소 진흥 정책을 폈던 것과 관련해서는 "원전에 정성을 쏟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14년, 15년 전의 정책과 오늘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 그때는 신재생에너지가 겨우 눈을 뜰 때"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 총리는 정운천 통합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세계적인 트렌드가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발전하고, 후쿠시마 위기를 겪으면서 에너지 믹스를 하는 쪽으로 간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거의 모든 나라가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원전 기술 수출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개발한 아주 우수한 원전이 해외에 수출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는 국무위원 불참 및 이석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일부 부처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자가 발생하며 격리에 들어가고, 이날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외교통일위 등 다수 상임위가 동시 진행되며 국무위원들이 자리를 이석한 데 따른 것이다. 

예결위원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간사들에게 협조를 구해 이석 또는 불참하시면 좋겠다"며 "결산이나 또는 예산결산심의 과정에서 여야 간사와 함께 상당한 불이익이 갈 수 있다는 점을 엄중히 경고하겠다"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08.25/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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