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 자유' 주장하며 기저귀 뒤집어쓴 日도쿄지사 후보

고토 데루키, 정견방송서 비속어 남발 등 '기행' 연출

[편집자주]

고토 데루키 일본 트랜스휴머니스트당 대표의 도쿄도지사 후보자 정견방송 캡처 © 뉴스1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7월5일)에 출마한 후보자가 최근 정견방송에서 기저귀 차림으로 등장한 데다 '비방용'(非放用) 비속어까지 남발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논란의 주인공은 바로 트랜스휴머니스트당 대표인 고토 데루키(後藤輝樹) 후보(37)다. 일본 시청자들은 지난달 26일 NHK를 통해 방송된 도쿄도지사 후보자 정견방송에서 '데루키교(敎) 교조(敎祖)·카리스마·혁명가·애국자·구세주 등등' 아나운서의 고토 후보 경력 소개가 끝나자마자 상하의를 모두 벗고 기저귀 차림으로 책상 위에 드러눕는 그의 모습을 봐야 했다.

고토 후보는 이번 정견방송에서 "국가권력 엿 먹어라"고 외치며 엉덩이를 카메라 쪽으로 들이대는가 하면 의자 위에 올라서서 빙빙 도는 등 연설 내내 '기이한' 모습을 연출했다. 심지어 연설 중간엔 차고 있던 기저귀를 벗어 머리에 뒤집어쓰기까지 했다.

고토의 이 같은 정견방송이 전파를 타자 현지 네티즌들로부턴 "정치가 장난이냐" "변태 아니냐"는 비난부터 "저러는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던 상황.



고토 데루키 일본 트랜스휴머니스트당 대표의 도쿄도지사 후보자 정견방송 캡처. © 뉴스1

사실 고토의 '기행'(奇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고토는 지난 2011년 4월 가나가와(神奈川)현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거의 매년 일본 수도권의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 선거에 출마하고 있으며, 특히 2016년 도쿄도지사 선거 땐 욱일 문양을 배경으로 알몸에 사무라이 칼을 든 사진을 선거포스터에 실어 해외 언론에도 소개된 적이 있다.

게다가 고토는 4년 전 당시 정견방송에선 남성의 성기를 뜻하는 비속어를 썼다가 방송사(NHK) 측에 의해 '음소거' 처리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현행 일본 공직선거법은 제150조에서 후보자 정견방송과 관련해 '녹음 또는 녹화한 정견을 그대로 방송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전 녹화 또는 녹음된 정견방송 내용을 방송사가 임의로 편집·삭제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같은 법 제150조의2엔 '공직후보자와 정당 등은 정견방송에서 타인 또는 다른 정당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위 또는 특정상품 광고, 기타 영업에 관한 선전을 하는 등 정견방송의 품위를 해치는 언동을 해선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

고토 데루키 일본 트랜스휴머니스트당 대표의 2016년 도쿄도지사 선거 포스터 © 뉴스1

4년 전 고토의 정견방송을 내보냈던 NHK는 이 '150조의2' 조항을 근거로 그의 연설 내용 중 일부를 음소거 처리했고, 이에 고토는 NHK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결국 패소했다.

이런 가운데 고토는 올해 정견방송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비속어를 수차례 썼지만, NHK는 전과 달리 해당 부분에 손을 대지 않은 채 그대로 전파를 타도록 해 시청자들을 재차 놀라게 만들었다.
  
고토는 "표현의 자유 확대"와 함께 "전쟁(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강한 일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극우주의자로서 그가 제시해온 공약 중엔 △신토(新道·일본 전통신앙)의 국교화 △'1당 독재' 민주주의 정치체제 도입을 비롯해 △출산 의무화 △학교 수학여행지는 국내와 친일(親日) 국가에 한정 △'건담' 로봇 개발 및 실용화 △100년 내 우주 식민지 만들기 등 황당한 주장들이 적지 않다.

오는 5일 처리지는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엔 현직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지사를 비롯해 모두 22명이 입후보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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