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 나랏빚으로 실업급여 채운다…매달 1조씩 소진 '바닥'

기금수입 전망 동일한데…실업급여 사업비 3.4조↑
계속되는 '펑크' 우려…노동계 "보험료 인상 동의"

[편집자주]

(자료사진) 2020.6.9/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업급여 지급액이 매달 1조원에 육박하며 고용보험기금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바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정부는 기금 예산에 5조원 정도를 더하겠다는 방침인데, 이 중 약 3조원은 나랏빚인 국채로 충당하기로 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용보험은 기본적으로 가입자로부터 보험료를 거둬 기금을 유지·운용하게 돼 있다. 여기에 정부가 빚을 내 부족분을 메우겠단 것이다. 기금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21일 정부가 이달 4일 국회에 제출한 2020년도 제3차 추가경정(추경)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올해 고용보험기금 사업비를 충당하기 위한 금액은 4조6740억원에 해당한다.



대부분인 3조1000억원이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차입금(예수금)'으로 계획됐다. 이는 고용보험이 공자기금에서 약 3조원을 빌려 가겠다는 뜻이다.

공공자금관리기금이란 국고채 발행자금, 연기금 등의 정부 여유자금을 통합 관리하는 기금이다. 이번 3차 추경안 소요재원을 감당하기 위해 23조7553억원의 국고채를 발행하는 곳이 바로 이 기금이다.

나머지 1조5740억원은 다른 재정사업에서 떼어 낸 일반회계 전입금 3700억원과 매년 보험료 수입을 남겨 만든 적립금(여유자금) 인출분 1조2040억원으로 구성됐다.

정부는 이 같은 기금 계획 변경의 이유로 "코로나19에 따른 고용상황 불확실성 증가에 대응해 고용안정·실직자 생계보장 등 고용안정 특별대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기금수입 13.5조 똑같은데…실업급여 사업비 3.4조↑

이번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올해 고용보험기금 수입 전망은 13조5246억원으로, 당초 계획과 변함없다.

그러나 기금 사업비는 2차 추경을 반영한 현 계획(16조6866억원) 대비 4조6584억원 늘어난 21조3450억원으로 급증했다.

늘어난 사업비 대부분은 실업급여(3조3938억원)가 차지했다. 이어 △고용유지지원금(9802억원) △고용창출장려금(2505억원) △내일배움카드 등 실업자및근로자능력개발지원(1567억원) 순이다.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이 사상 처음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로 고용보험기금을 활용한 복지사업 지출이 폭증하고 있는 영향이다.

총리실 주도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 회의. 2020.6.18/뉴스1

◇계속되는 기금 '펑크' 우려보험료 인상 불가피?


이번 기금 계획 변경은 코로나19라는 명분이 뒷받침되고 있으나, 사실 고용보험기금 재정 우려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고용보험기금은 이미 지난해 2조87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구직급여 지급기간 연장, 상하한액 인상 등 고용안전망 강화 정책 영향이다. 영세 사업장과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고용보험 가입이 활발해지고 있는 영향도 있다.

기금 재정을 현실화하기 위한 논의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 등 기금수입 제고 방안이 근본 해결책이겠지만 지금은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화에서 기금 현실화 방안을 포함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노동계에서 취약계층과 사회적 연대를 위해 고용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18일 중앙집행위원회 결과,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대신 보험료 인상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월평균 급여 1.6% 수준인 보험료는 사업주와 노동자가 절반씩 분담한다

민주노총은 "코로나19 취약계층과 사회연대를 위해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했다"며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재원 마련을 위해 고용보험료를 인상하고, 정부는 일반회계 예산을 대폭 확대한다는 최종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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