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 "윤미향, 뻔뻔하고 능글맞아…한국인스럽다"

'정의연 의혹 규명' 요구하며 한국인 싸잡아 조롱
"인도주의적 친북" 과거 발언 관련 색깔론 제기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5.2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 산케이신문이 한국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한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제기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의혹 등과 관련, 정의연 이사장 출신 윤 의원을 "뻔뻔스럽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이 과정에서 한국인들에 대한 비하성 표현까지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나무라 다카히로(名村隆寬) 산케이 서울지국장은 '한국다운 추궁 계속될까'란 제목의 2일자 칼럼에서 윤 의원이 지난달 29일 정의연 관련 의혹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연 사실을 전하면서 "윤씨에게선 입장이 난처해졌을 때 한국인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말투와 태도가 보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변명"과 "자기정당화" "정색하기" "억지 부리기" "뻔뻔함"을 '한국인이 입장이 난처해졌을 때의 태도'로 꼽으면서 "윤씨의 경우 여기에 능글맞음까지 더해져 많은 시민들로부터 '어디까지 뻔뻔할 수 있는가'란 비판이 들린다"고 적었다.

나무라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윤씨는 위안부 피해자뿐만 아니라 모금과 기부를 해온 초중고생 등 시민들의 선의를 이용하고 속였던 것"이라며 "촛불집회를 일으켜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한국시민. 그런 한국다움으로 한국다운 윤씨에 대한 추궁을 계속할 것인지 눈을 뗄 수 없다"고 썼다.

나무라 지국장의 이 같은 칼럼 내용은 일단 외견상 윤 의원이 국회의원이 된 뒤에도 그간 제기된 의혹들은 규명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신의 논지를 세우기 위해 변명·뻔뻔함 등을 '한국인의 흔한 모습'으로 거론한 사실은 한국인 전체에 대한 비아냥이나 조롱으로도 읽힐 수 있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 설치돼 있는 '평화의 소녀상' 2020.5.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런 가운데 가와무라 나오야(河村直哉) 산케이 편집·논설위원은 '한일 분단의 이면…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와 북한의 관계'란 제목의 온라인판 칼럼에서 윤 의원에 대한 '색깔론'을 제기해 또 다른 파장을 예고했다.

가와무라에 따르면 윤 의원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의 전신) 상임대표 시절이던 2014년 일본 언론들과의 간담회에서 "인도주의적 '친북'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가와무라는 "북한은 공산주의국가란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공산주의는 자본주의·자유주의 진영을 분단해 이반시키는 걸 투쟁원리로 갖고 있다"며 "윤씨와 정대협·정의연의 오랜 활동 때문에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에 대한 한국인의 '증오'가 확대됐고, 자유민주진영인 일본과 한국이 분단됐다"고 주장했다.

가와무라는 "정의연의 실태가 알려졌기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 내 일반의 견해도 달라질지 모른다. 그러나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에서 양식을 가진 보수파가 목소리를 높여 달라는 게 필자의 변함없는 생각이다. 한일 분단은 회복돼야 한다"고 했다.

일본의 대표적 극우 성향 일간지인 산케이는 지난달 25일엔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서울 주재 객원논설위원 명의 칼럼에서 정의연 관련 의혹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 지원운동의 '적폐'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지난달 20일자 사설에선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윤 의원과 정의연을 공개 비판한 사실을 들어 주한일본대사관 인근 등지에 설치돼 있는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