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에 포섭 공익요원 '박사' 몰랐다?…성착취 가담 수사중

'공익 알바' 구인글에 낚여…피해자 협박도구 개인정보 유출
손석희 차량번호도 건네…8급 공무원, 성착취 영상까지 제작

[편집자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에게 동조한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 2명은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부당하게 이용해 조씨의 범행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이들이 넘겨준 개인정보로 조씨는 피해자들을 협박하면서 지속적으로 옭아맬 수 있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주민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최모씨(26)는 박사방 유료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성 착취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박사' 조씨에게 제공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 지난 1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최씨는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등·초본 발급 보조업무를 보면서 피해자 200여명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하고, 이중 17명의 개인정보를 조씨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가 조씨에게 유출한 개인정보 중에는 손석희 JTBC 사장의 차량번호를 포함한 정보도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이렇게 얻어낸 정보를 이용해 지난 2017년 손 사장이 경기 과천시에서 냈던 차량 접촉사고와 관련된 폐쇄회로(CC)TV 영상이 있는 것처럼 허위 자료를 꾸미고, 이를 이용해 손 사장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작한 정보를 손 사장에게 내밀면서, 당시 손 사장과 분쟁을 벌이고 있던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로부터 '가족을 해치라'는 사주를 받은 것처럼 속여 돈을 갈취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복무관리규정상 사회복무요원은 공무원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게 돼 있는 만큼 최씨가 직접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사실상 방조한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위법행위가 없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최씨는 조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아르바이트 구인글을 보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3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같은 방식으로 조씨의 범행을 도운 전 사회복무요원 강모씨(24)도 사회복무와 관련된 인터넷 포털사이트 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올라온 '공익 알바' 구인글을 통해 조씨에 포섭됐다.

강씨는 1일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피해자 개인정보를 여러 차례 빼내 조씨에게 넘겼지만 60만원 안팎의 수당을 받았을 뿐이며, 조씨를 실제 만난 적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강씨가 조씨의 자금운반책 역할을 하고 피해여성들 개인정보를 무단유출해 넘긴 것 외에도 성착취물을 제작·배포하는 데 관여했는지도 수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앞서도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출소 후에 또 다시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구청에 배치돼 개인정보를 조씨에게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 2017년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원무과에 근무하면서 고교시절 담임교사였던 30대 여성 A씨의 개인정보와 의료기록을 빼내 그를 스토킹하고 상습적으로 살해 협박했다.

강씨는 2017년 4월9일 A씨 집에 찾아가 빨간색 글씨로 '조각낸다. 토막낸다. 죽인다. 찢는다. 도려낸다. 학살한다' 등 내용을 적은 A4용지 6장을 출입문에 붙였다. 그해 12월23일엔 A씨가 이사를 간 집으로 찾아가 '주민번호를 바꾸더라도, 배우자나 성별, 국적, 그리고 외모까지 바꾸더라도 어디든지 쫓아갈 수 있다. 니들 자식○○는 토막낼거다. 경찰에 신고하면 출석요구 들어오자마자 유서쓰고 투신 자살한다' 등 내용이 적힌 편지를 문에 붙여놓고 협박했다.

상습협박과 개인정보보호법 혐의 등으로 2018년 1월 구속기소된 강씨는 2018년 3월 수원지법에서 징역 1년2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대법원까지 상고했으나 기각돼 1심 선고형을 모두 살고 지난해 출소했다.

출소한 강씨는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구청에서 복무를 이어갔다. 수원시 영통구청에 배치된 강씨는 또 다시 A씨와 가족의 정보를 빼냈고, A씨를 17회에 걸쳐 협박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씨는 이때 빼낸 주민등록번호, 주소, 휴대폰번호를 조씨에게 주면서 400만원을 대가로 A씨 자녀 살해를 청탁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이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이름까지 여러 차례 바꿔야 했다며 강씨의 신상을 공개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이밖에 박사방 운영진으로 알려진 경남 거제시청 소속 8급 공무원 천모씨(29)는 성 착취 영상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조씨의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진 천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던 지난 1월 거제시로부터 직위해제됐다. 천씨의 첫 재판은 다음달 16일 열릴 예정이다.

경찰은 텔레그램 등을 이용한 디지털성범죄와 관련해 지난 1일 기준으로 총 140명을 검거하고 이중 2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박사방에서 파악한 아이디 개수는 1만5000개다. '박사' 조씨는 구속 송치돼 12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데, 검찰은 3일 만료되는 조씨의 구속기간을 10일 연장하기로 이날(2일) 결정했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최소 74명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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