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능욕 '딥페이크' 요청했다 덫에 걸린 10대들…'처벌방' 등장
-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피해자 같은 수치심 느껴야 한다"며 반성영상과 신상 공개
벌금납부, 신상털기동참 강요까지…이또한 성범죄 수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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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인의 외설적인 사진 합성을 요청했습니다. 정말 죄송하고, 너무 후회됩니다."
성착취 영상을 공유한 텔레그램 '박사방' 'n번방' 등에 대해 사법당국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디지털 성범죄인 '딥페이크' 제작을 요청했다가 빌미를 잡힌 10대 남성 청소년의 신상과 처벌 영상을 공개하는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까지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성인들도 있지만 대부분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로 보이는 이들은 지인의 얼굴을 성인배우 등에 합성하는 딥페이크 사진 등 이른바 '지인 능욕'을 의뢰했다가 덫에 걸린 것으로 보인다.
27일 텔레그램에 '중앙정보부'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채팅방에는 이날 오전 9시30분까지 170여개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 대부분 나체 사진이나 영상으로, 한눈에 보기에도 1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이들이 종이에 반성문 형식 자필 메모를 들고 찍은 인증 사진이나 영상들이다.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지인 합성을 요청한 것을 후회한다"고 반복해 말하고 있어 지인 능욕을 요청했다가 운영자에게 덜미를 잡혀 이 같은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 중에는 컴퓨터에 간장을 붓거나 야외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것도 있었다.
채팅방 운영자는 사진·영상과 함께 이들의 이름, 나이, 연락처 등 개인정보와 주거지, 직장 등 신상정보를 함께 기재했다. 그러면서 "성범죄자도 피해자와 같은 수치심을 느끼게 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고, 사진·영상을 공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채팅방을 소개하는 채널에는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중앙정보부·안전기획부 시절 정보기관 원훈을 올려 놓았다.
이런 자체 응징 역시 디지털 성범죄에 해당해 수사당국의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운영자는 대화방에 올린 남성들의 사진 삭제 등을 위한 조건으로 △벌금형 △이들과 함께 다른 성범죄자를 잡는데 동참해야 하는 이른바 사회봉사명령 △피해자에게 직접 범죄사실을 통보하는 이른바 사형 등을 정해 금품을 착취한 흔적도 있었다.
이들은 박사 조주빈(25)의 검거망이 좁혀가고 있던 지난 14일부터 활동을 시작해 27일 오전까지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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