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의심자 주장 무차별 공개 채팅방 등장…2차피해 우려도
-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사진·영상 1700여개…암호화 이메일로 제보받아 폭로
범죄 관련없는 신상도…주변인 품평에 삭제 하소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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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착취 영상을 공유한 텔레그램 '박사방', 'n번방' 등과 관련된 범죄자라고 주장과 함께 신상정보가 무차별적으로 공개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수사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인데다 해당 범행과 관련 없는 이들의 단체사진, SNS 계정까지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2차 피해도 우려되는 상태다.
26일 오후 7시기준 2841명이 활동 중인 텔레그램 '주홍글씨' 방에는 n번방 관련 인물로 추정되는 이들의 대화내용, 신분증 사진 등이 공개되고 있다. 아동 성착취물이나 불륜, 성매매 등이 의심된다며 이들이 올린 사진·영상은 1698개에 달한다. 이 방을 들락날락 거린 인원은 8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2월11일 채널을 개설한 뒤 3월 초 본격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자신들을 '자경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n번방 등 사이버 성범죄자에 대한 검거를 돕기 위해 신상공개를 하고 있다"는 게 자경단 측의 주장이다.
이들은 n번방 범죄자를 쫓으며 투나노타(tunanota) 이메일을 통해 관련자를 제보받고 있다. 투나노타 메일은 독일을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 이메일 서비스로, 자체 개발한 암호화 방식을 이용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메일 서비스'라고 자신들을 소개하고 있다.
자경단이 지금까지 공개한 범죄 의심자 수는 100명을 훌쩍 넘었다. 대부분 중·고등학생이지만 회사원과 자영업자, 의대생 등도 있다.
이중에는 이들이 공개하는 범죄 의심자 외 지인이나 단체의 신상도 함께 공개되고 있다. 채팅방에는 "여자친구 사진이 올라갔는데 내려주길 부탁한다"는 성토도 오갔고, 고등학교의 체육대회로 추정되는 사진도 다수 올라왔다. 또 범죄 의심자의 인스타그램 사진 등을 올리며 주변인 품평 등 2차 피해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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