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격리 '우한폐렴' 환자 닷새동안 강남·일산 활보…공포 확산

3번째 확진자 입국 공항 무방비 통과 이후 5일간 서울·경기 돌아다녀

[편집자주]

국내 네 번째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환자가 발생된 27일 오전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입구에 중국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공지가 적혀 있다. 2020.1.27/뉴스1 ©  이동해 기자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의 4번째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감염자가 늘어가는 가운데 3번째 확진자가 입원중인 경기 고양시 등에서 외출 자제 등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 글에는 게시 4일 만에 44만여명이 동참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다수 시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정부가 확진자들의 동선과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않아 오히려 과도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동선과 거주지역 등이 공유돼야 그 지역으로 이동을 자제한다든지 구체적 예방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과 고양시, 일산지역, 파주, 의정부, 남양주, 서울 등 수도권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대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정부의 정보 차단에 따른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의정부주민 김모씨(41)는 "명지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인천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이동했다고 한다. 해당 버스는 인천-김포-고양-양주-의정부를 거치는 버스다. 수도권에 확산될 위험이 크다"고 염려했다.

네티즌들은 "중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우한폐렴은 잠복기(14일)에도 전염성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 정부에서는 두루뭉술하게 '불안해 하지 말라'고만 하고 있다"면서 일부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SNS상에 돌고 있는 우한 폐렴 관련 제목의 영상 진위를 두고도 논란이 벌어져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영상에서는 중국에서 성인 남성이 갑자기 거리에 쓰러지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일부 네티즌들은 '우한폐렴 관련 영상이 아니다. 조작된 영상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일산의 한 대형매장에서 '우한폐렴 때문에 쓰러지는 남성이 나왔다'는 주장이 SNS에 돌았으나 근거없는 '루머'로 확인됐다.

27일 오전 국내에서 4번째 추가 확진자가 발생해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자, 보건당국은 지난 3번째 확진자의 구체적인 동선을 파악해 대응하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3번째 확진자 A씨(54)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거주자로 지난 20일 국내에 입국했다. 이후 닷새 뒤인 25일 1339를 통해 신고해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격리 치료받고 있으며,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A씨가 국내에 입국해서 신고하기까지 지낸 닷새 동안의 행적이다. A씨는 20일 귀국한 뒤 아무런 증상이 없어 게이트 검역을 통과했으며 인천공항에서 불특정다수가 탑승하는 공항버스를 타고 고양시로 이동해 서울 강남을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씨는 22일부터 열감과 오한 등을 느껴 해열제를 복용한 상태로, 24일까지 자유롭게 외부활동을 한 뒤 25일 기침과 가래가 발생해 자진신고한 뒤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A씨가 증상 발현 후 의료기관을 방문했거나 호텔에 체류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22일 개인 렌터카를 이용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의료기관인 '글로비 성형외과'에서 치료를 받는 지인 진료에 동행했다. 이후 인근 식당을 이용한 뒤 강남구 역삼동의 호텔에 투숙했다.

23일 A씨는 점심 무렵 한강 산책을 나가 한강변 편의점인 'GS 한강잠원 1호점'과 이후 강남구 역삼동 및 대치동 일대 음식점을 이용했다. 24일 점심에는 다시 '글로비 성형외과' 지인 진료에 동행했고 오후 경기 일산지역의 음식점 및 카페 등을 이용한 뒤 저녁에 일산 모친 자택에 체류했다.

25일 A씨는 모친 자택에서 외출하지 않고 기침과 가래가 발생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에 신고했다. 이후 보건소 구급차를 통해 일산 명지병원으로 이송, 격리돼 현재 치료 중이다.

보건당국은 연휴기간에도 운영 중인 의료기관과 호텔, 일부 음식점 등에 대해선 접촉자 조사 및 소독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업소는 배달 음식점 등으로 확인됐거나 연휴동안 운영을 하지 않아 실제 방문 여부 등을 확인하며 방역조치를 실시 중이다.

세 번째 환자와 접촉자는 현재까지 7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호텔 종사자 가운데 1명이 유증상자로 확인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으로 격리조치됐으나 검사결과 음성으로 확인돼 격리해제됐다. 나머지 접촉자는 증상이 없어 자가격리(가족·동행 지인 등 14명) 및 능동감시가 실시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지자체 보건소가 시민들에게 제시하는 예방대책은 △흐르는 물에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개인위생 수칙 준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의료기관 방문시 반드시 마스크 착용 등이다.

확진자가 발생한 고양시는 26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편성해 이재준 시장이 본부장으로 직접 진두지휘, 24시간 대처하기로 했다.

시는 감염 취약계층인 노인과 어린이에 대한 예방조치를 우선키로 했다. 특히 노약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노인종합복지관 등의 4~5일 임시 휴관, 설 연휴기간 중국 또는 중국 경유 여행을 한 공직자들에 대한 일정기간 휴무조치 등을 전격 결정했다. 또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 등과 인접한 지역적 특수성을 감안해 외국인과 해외여행객에 대한 검역 활동 강화는 물론 마스크·체온계·손세정제 등을 최대한 확보해 어린이집·유치원과 버스·전철 등 대중교통수단, 그리고 영화관·공연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 전면 배치해 예방·확대 방지 조치를 강화했다.

이재준 시장은 "비상조치 매뉴얼에 따라 질병관리본부, 경기도 등과 협력해 우한 폐렴 확산방지를 위해 과하다고 할만큼의 예방조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시민들은 의심증세 발생시 인근 병·약국 이용 전에 우선적으로 보건소, 선별진료소 등 관계기관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난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긴급 회의를 개최한 뒤 "강도 높게 대응하되 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26일 서울 용산구 임시회관에서 '우한폐렴' 확산 예방을 위해 최근 중국 후베이성 입국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의사협회는 담화문에서 최초 발병국인 중국의 전국적인 사태를 면밀히 주의해 최악의 경우 중국으로부터의 전면적인 입국 금지조치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위한 행정적 준비도 당부했다. 보건복지부뿐만 아니라 외교부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면 중국 정부와도 상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의협은 특히 정부에 "이제는 수동적 대응이 아닌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최근 2~ 3주 이내 중국 후베이성으로부터 입국한 입국자의 명단을 파악해 정부 차원에서 소재와 증상 발생 여부 등의 전수조사 및 추적관리"를 건의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국내 상황만 놓고 보면 우한폐렴은 해외에서만 확진환자가 유입돼 공항 검역을 강화하고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들을 의료기관이 잘 걸러내는 선별진료에 집중할 시기"라며 "지역사회 전파를 가정해 극단의 조치를 바로 내릴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병원 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의심환자와 병원 의료진, 건강한 국민들도 외출할 때 KF 표시가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한 폐렴' 선제적 대응을 위한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 청원글이 게시된지 4일 만에 44만여명이 동참했다. © 뉴스1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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