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범슨', AG부터 U-23 챔피언십까지 연거푸 아시아 정상 오르다

믿음의 축구·철저한 로테이션…빛나는 리더십 선보여

[편집자주]

김학범 대한민국 U-23 대표팀 감독이 26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0.1.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학범슨' 김학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018년 부임 후 아시안게임에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까지 정상에 올랐다. 연거푸 아시아 정상을 정복한 배경에는 철저한 상대 분석과 이에 따른 맞춤형 전술 등 학구파 지도자다운 열정이 있었다. 그리고 때로는 호랑이 같은, 때로는 아버지 같았던 믿음의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다. 

김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26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경기장에서 열린 AFC U-23 챔피언십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1-0으로 승리,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김 감독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다시 한번 U-23대표팀을 아시아 정상에 올려 놓았다. 

올해로 만 60세가 된 김학범 감독은 부임 당시 "나이가 많다고 생각이 낡고, 나이가 적다고 생각이 젊지 않다. 나는 생각을 깨우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공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색안경을 벗고 지켜봐달라는 당부이자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했다. 



실제 김 감독은 깨어 있는 전술 운영을 이번 대회에서 펼쳐 보였고 그 토대 위에서 또 하나의 성공을 일궜다. 9회 연속 올림픽 진출과 대회 사상 첫 우승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쾌거였다. 

김학범 감독의 '팔색조' 전술은 대회 내내 주목을 받았다. 김 감독은 지난 9일 중국과의 C조 조별리그 1차전 이후 매 경기 5~8명의 선수를 바꾸는 로테이션 체제로 대회에 임했다.

취재진이 해당 경기 선발 구상에 대해 물으면 김 감독은 "누가 나설지는 나도 모른다"면서도 "누가 나가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1명의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기보단 '23명이 에이스'란 마음가짐으로 어린 선수들을 독려했고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이 믿음에 보답하고자 더 뛰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9일 중국과의 1차전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된 이동준이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넣는 등 교체 멤버들의 득점이 많은 것도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이를 악문 결과였다. 

전체적으로 판세를 읽는 모습도 탁월했다. 요르단과 8강전 후 김 감독은 "조커 활용에서 승부가 난다"고 족집게 예측을 했고 호주와의 4강전에는 '체력'을, 사우디와의 결승전에는 '집중력'을 꼽았는데 모두 적중하며 대회 첫 우승을 일궜다.

김 감독은 훈련장과 경기장에서는 '호랑이 선생님'이었으나 이후엔 '다정한 아버지'였다. 

김 감독은 지난 22일 호주와의 4강전(2-0) 이후 이번 대회의 '언성 히어로'를 꼽아달라는 말에 출전이 없었던 안준수, 안찬기 골키퍼를 언급하며 모든 선수들을 챙겼다.

선수들도 한 목소리로 김 감독의 배려와 존중에 감사를 전했다.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조규성은 "감독님이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이 정말 크다. 항상 믿어준다"며 "운동장 밖에서는 더 그렇다. 밥도 선수들이 먼저 먹게 한다. 사소하지만 그런 부분에서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을 알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대표팀의 미드필더 김대원은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주시고, 선수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알려주신다. 무섭다고 소문을 들었지만, 소문보다는 안 무서운 것 같다"고 대표팀의 밝은 분위기를 전했다.

아시아 대회를 연거푸 제패한 지도자는 한국 축구사에서 드문 케이스다. 이제 대표팀은 김 감독과 함께 아시아 무대를 넘어 올림픽이란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다.

ddakbom@news1.kr

많이 본 뉴스

  1. 임주리 "유부남에 속아서 아이 임신…하루 수입 1800만원"
  2. 판사출신 변호사 "민희진 배임? 방시혁은 에스파 폭행사주냐"
  3. "국이 국이 조국입니다"…개그맨 패러디에 조국 '뜻밖 한마디'
  4. 박명수 "짝사랑했던 정선희? 보고 싶었다…마음 설레"
  5. 마이크 내려놓은 '가황' 나훈아의 라스트 "정말 고마웠습니다"
  6. 이혼 서유리 "전 남편 최병길, 살 많이 쪄 보기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