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하명수사 의혹' 수사팀장, 최초 제보자에 기밀 흘려

1년새 통화 535차례…이해관계에도 황운하 부임 직후 팀장에

[편집자주]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석동현 변호사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작년 6월 실시된 울산시장 선거 무효소송 제기와 송철호 울산시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2.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들의 비위의혹 수사팀장을 맡았던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성모 경위가 건설업자 김모씨에게 수사 상황을 꾸준히 흘려 준 사실이 확인됐다.

청와대의 '하명수사' 의심을 받고 있는 이 사건에서 김씨는 비위의혹의 최초 제보자로 지목되는 인물로, 성 경위와는 수년간 친분을 이어 왔다.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5월 강요미수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성 경위를, 강요미수 혐의로 김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성 경위와 김씨는 아파트 신축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김 전 시장 측근들을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성 경위는 아파트사업과 관련된 김씨의 고발사건을 비롯한 김 전 시장 측근들의 비위의혹을 수사하며 수사 관련 사항을 김씨에게 넘겨 준 혐의도 있다.



사건은 김씨가 울산 북구의 아파트 신축사업을 추진하던 2014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씨는 김 전 시장 동생 A씨와 30억원 규모의 사업관리 용역계약을 맺었는데, 또다른 건설사에 밀려 사업을 따내지는 못했다.

이듬해 3월 성 경위와 김씨는 김 전 비서실장 박기성씨의 친형 B씨를 수차례 찾아가 경쟁사에 사업 인허가를 내주지 않는 대신 김씨가 사업을 따낼 수 있도록 박씨에게 전해 달라고 말했다.

부탁을 들어 주지 않는다면 A씨의 용역계약서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에 들어가 박씨를 구속하는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했다. 이때 성 경위는 '내가 경찰을 평생 할 것도 아니고 이 건만 잘 되면 나도 한몫 잡을 수 있고 그러면 경찰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씨와 B씨가 이같은 내용을 김 전 시장에게 전하지 않으면서 김씨가 사업권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후 성 경위와 김씨는 2017년 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535번에 걸쳐 연락을 주고 받으며 관계를 유지해 왔다.

성 경위가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발령받은 시기는 2017년 11월이다. 성 경위는 김씨가 아파트사업 경쟁사 관계자들을 고발한 사건의 수사를 진행하며 압수수색 영장기각 결정서, 지방토지수용위원회 심의 녹취록 사본을 김씨에게 보여 주었다.

2018년 1월 김씨가 박씨와 김 전 시장, A씨를 고발한 사건 수사도 성 경위가 맡았다. 이때는 사건 수사 사항과 계획, 피고발인들의 개인정보, 참고인 진술요지, 체포영장신청 예정사실이 담긴 울산지방경찰청 내부 보고서를 직접 전해주기도 했다.

성 경위가 발령을 받은 시기는 황운하 청장이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하고 3개월 뒤다. 성 경위와 김씨가 통상적인 고발인, 제보자와 경찰 사이를 넘어 긴밀한 관계를 이어 온 정황이 있는 만큼, 성 경위가 수사를 어떻게 담당하게 됐는지를 밝혀 내는 것 또한 검찰 수사의 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지난 11월26일 울산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김관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15년, 성 경위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김씨는 아파트 사업 명목으로 50억원을 가로챈 혐의(특경법상 사기)도 받는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년 1월10일에 열릴 예정이다.

maum@news1.kr

많이 본 뉴스

  1. 옥중 결혼 꿈꾼 무기수 5일 휴가, 청혼 거절에 "헛되다" 유서
  2. 한혜진 "제발 오지마" 호소…홍천별장 CCTV 찍힌 승용차 소름
  3. 한소희 '프랑스 대학 합격' 거짓말? "예능서 얘기 편집돼 와전"
  4. 유재환 "X파 있다, 섹시 토크도…예비 신부? 내 배다른 동생"
  5. 김희정, 셔츠 한 장 안에 비키니 입고 글래머 몸매 인증
  6. 담배연기가…기안84 'SNL 코리아 5' 방영 중 실내 흡연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