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청년사업가→신용불량자→스타트업 대표'…그는 어떻게 재기했나

박성민 집닥 대표, 7번의 실패 빚만 100억…"책임감 때문에 포기못해"
집닥2.0 정신 '책임감'과 닮은꼴…스트레스성 탈모·치아손상까지

[편집자주]

박성민 집닥 대표가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9.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180㎝에 가까운 키에 빡빡 민 머리, 얼굴과 손 곳곳에 나 있는 상처…'

이 설명만 본다면 사업가보다는 다른 무언가를 떠올리게 된다. 지난 26일 만난 박성민 집닥 대표의 첫인상이다. 

"19살 때부터 현장을 누볐어요.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다 잘 되니깐 분양대행사, 시행사까지 한 거죠. 최고의 실버타운을 짓겠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어요. 신용불량자라는 꼬리표를 뗀 것도 얼마 안됐습니다. 창업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어 다시 도전한 것이 바로 집닥이에요"

박성민 대표는 고졸 출신으로 막노동에서 시작해 건설회사, 분양대행과 시행사까지 사업에서만 총 7차례 실패를 경험했다. 첫 부도를 맞았을 땐 100억원의 빚까지 짊어졌다. 아무 연고도 없던 그는 무일푼으로 상경해 반지하 월세방에서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동안 수많은 언론에 다뤄졌던 박 대표의 인생 스토리다.  



일장춘몽 같았던 그의 인생에서 왜 인테리어가 터닝포인트가 됐을까? 실패의 쓴맛을 준 곳이지만 건설 현장에서의 경험 때문이다. 박성민 대표는 "과거만해도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업체와 소비자간 신뢰가 없는 상태였다"면서 "인테리어 업계에 비교견적 중개 O2O(Oline to Offline) 플랫폼이 있다면 시장이 성숙해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테리어 공사가 실패했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아세요? 자재와 견적을 속이고 보수 공사를 제대로 안 해주는 업체 때문에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벽에 줄만 가 있어도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어떻게 하면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집의사=집닥'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신용불량자였던 박 대표에게 재기의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수년간 허리띠를 졸라맨 끝에 1000만원을 모을 수 있었다. 집닥의 시작이었다. 

처음부터 찬란했던 것은 아니다. 집닥을 창업하고 나서도 1년반 동안 월급 한푼을 집에 가져가지 못했다. 아내의 신용카드는 물론 심지어 직원에게 현금서비스를 받도록 해 그 돈으로 월급을 주기도 했다. 

엔젤 투자를 받기 위해 집닥 회계장부를 들여다보던 회계사가 하루는 그에게 물었다. '직원들에게 월급을 준 기록은 있는데 대표 월급이 지급된 기록이 없다. 생활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이같은 사실이 엔젤 투자자들에게 알려지면서 오히려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오늘도 머리에 문신을 하고 왔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눈화장을 했냐고 묻기도 하는데 눈썹이 다 빠져서 문신을 한 겁니다"

그제서야 그가 머리를 파르라니 깎은 이유를 알게 됐다. 조그만 구멍가게라도 자신의 사업을 해 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하나 있다. '월급날이 다가오는데 잔고가 없으면 피가 마른다'고. 물론 지금은 직원들 월급 줄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는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이런 긴장감이 몸에 밴 탓에 느끼지는 못하지만 몸은 '탈모'로 항변하고 있는 셈이다.

박 대표는 "치아도 지금 흔들리고 있는데 의사 말로는 일을 그만두지 않는 한 고치기 어렵다고 한다"며 웃어보였다.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 치열 교정기 같은 것을 끼고 있는 이유다. 

그는 절박하다. 더이상 실패하기 싫고 힘들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다. 자신들을 믿고 함께해 준 직원들의 가족 생계까지도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시간 반 넘게 진행된 인터뷰에서 집닥과 박 대표를 연결하는 단어를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책임감'이다. 집닥이 3년간 AS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하자 책임 소재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AS'를 실시하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는 지금 집닥 8.0을 꿈꾸고 있다. 가정에서 필요한 의식주 모두를 집닥이 중개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최종 목표다. 다만 꿈이 실현될 날이 언제인지는 그도 확답을 하지 못했다. 대신 이 말로 답을 대신했다. 

"소비자들은 그냥 소비하고 불편에 대한 책임은 중개회사가 지는 세상, 멋지지 않습니까" 


hj_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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