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정정용 감독 "이 선수들, 5~10년 안에 최고 위치 있을 것"
- (우치(폴란드)=뉴스1) 임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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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는 못했으나 아름다운 여정이었다. 팀을 이끌었던 정정용 감독 역시 "자긍심을 가질만한 결과가 나왔다"면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고 인사했다.
한국이 16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우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1-3으로 역전패했다. 선제골을 뽑으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이후 3골을 내리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이미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 대회 결승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쓴 대표팀은 내친걸음 우승까지 노렸으나 마지막 점을 찍지 못했다. 그러나 이강인이 MVP 격인 골든볼을 수상한 것을 포함, 한국도 이 대회의 빛나는 주연이었다.
경기 후 정정용 감독은 "더 멋있는 피날레가 될 수 있었는데 마무리가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감사한 결과가 나왔다. 최선을 다했으니 만족한다"면서 "단언컨대, 이번 대회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소속팀에 돌아가면 한 단계 이상 업그레이드돼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정정용 감독과의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
▶늦은 시간까지 국민들과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서 열심히 뛰어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훨씬 더 멋진 피날레가 될 수 있었는데 전술적으로 우리가 준비한 점에 있어서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 마무리가, 결과가 좋게 나오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 너무 고생 많았다. 한국에 가게 되면, 단언컨대 한 단계 이상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조금 전 라커룸에서 어떤 말을 했나.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끝나면, 부족한 것은 발전을 시키면 되니 슬퍼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라커룸에서 함께 춤은 못 췄지만 사진은 찍었다. 자긍심을 가질만하다. 마지막에 옥에 티가 있었으나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이 많이 발전한 것이 느껴지는가.
▶나도 놀랄 때가 많았다. 선수들의 기량이 발전하는 게 운동장에서 보인다는 것은 굉장히 급속도로 점프했다는 것이다. 경기를 통해서도 발전했고 자신감을 통해서도 발전했다. 이 선수들이 향후 5년 10년 안에 자기 포지션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을 것이라 믿는다. 기회가 된다면 큰 무대를 접했으면 좋겠다. 기대되는 선수들이 많다.
-이번 대회가 한국축구에 준 의미는.
▶우리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히 겨룰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어떻게 경기를 하면 되는지 알게됐다는 게 큰 자산이다. 앞으로도 대회가 계속 있으니 더 발전할 수 있다. 준우승 했으나 아직 우승이 남았으니 계속 도전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 선수들이 특별할 것 같다.
▶지금 대표팀과 프로팀에 많은 제자들이 있지만 지금의 선수들이 특별한 인연인 것은 맞다. 2년 전 한국에서 열린 20세 월드컵을 보며 이 대회를 준비해왔는데 결승까지 왔다. 어제 훈련을 하면서 선수들에게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했는데, 어떻게 헤어질지 모르겠다.
-도움을 준 스태프가 많았다.
▶우승은 결코 쉬운 게 아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하나가 되지 않으면 우승이라는 선물을 주지 않더라. 그런 면에서 코치를 비롯해 의무팀과 지원스태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모든 스태프들을 내가 괴롭혔다. 계속 불러서 원하는 것을 요구했다. 난 그저 선택하기만 했다. 모든 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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