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 넘도록 의병 활동한 척암 문집 책판 독일서 귀환(종합)

"개인소장한 책판 모아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독일 뒤셀도르프 한 경매서 5000유로에 구입

[편집자주]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척암선생문집책판 언론공개회'에서 책판이 공개되고 있다.  2019.4.1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조선 말기 대학자이자 80세가 넘도록 의병으로 활약한 척암 김도화(1825~1912)의 문집 책판이 유럽을 떠돌다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조만간 세계 기록문화 유산 등재에도 추진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11일 서울 강남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본사에서 '척암선생문집 책판' 언론 공개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척암선생문집'은 척암이 생전에 남긴 글을 손자 김헌주 등이 1917년 편집·간행한 것으로 본집 39권 19책, 속집 13권 6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돌아온 '척암선생문집책판'은 '척암선생문집'을 찍어낸 책판 1000여장 중 하나이며, 권9의 23~24장에 해당한다. 책판의 크기는 세로 19.1cm, 가로 48.3cm, 두께 2.0cm이다.

현재 척암선생의 책판은 20장만이 한국국학진흥원에서 관리되고 있다. 진흥원에 소장된 '척암선생문집책판'은 2015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의 일부이기도 하다.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척암선생문집책판 언론공개회'에서 책판이 공개되고 있다.  2019.4.1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번 책판의 환수는 지난 2월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이 국외 경매에 출품된 한국문화재 사전점검(모니터링)을 하던 중 독일 뒤셀도르프 한 작은 경매에서 발견하면서 진행됐다.



경매에 나온 책판은 오스트리아의 한 가족이 오래 전부터 소장하고 있었다. 재단은 유교책판을 전문적으로 연구·관리하고 있는 진흥원과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의 후원으로 매입에 성공했다. 

낙찰가는 5000유로(한화 약 642만원, 수수료 및 세금 별도)이다. 척암선생문집 책판의 유출 경위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유출 시기는 6·25전쟁 발생 이후 50년 대 말로 추정된다.

척암 김도화는 을미의병 시 안동지역 의병장으로 활약한 인물이다. 1895년의 을미사변과 단발령을 계기로 을미의병이 촉발되자, 일제의 국권침탈을 규탄하는 안동통문(安東通文)을 각지로 보내고 1896년 1월 항일 의병부대 안동의진(安東義陣)의 결성을 결의했다. 

같은 해 3월 2차 안동의진에선 71세의 나이에 2대 의병장으로 추대돼 지휘부를 조직하고 격문을 발송해 의병 참여를 호소했다.

척암의 의병 항쟁은 80세가 넘도록 이어지면서 그의 항일운동의 공로가 인정받아 1983년 대한민국 건국포장에, 1990년에는 대한민국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임노직 한국국학진흥원 자료부장 겸 유교문화박물관장은 "척암은 의병장이기도 하지만 서산 김홍락과 양대맥을 이룬 퇴계 학파의 마지막 대학자"라며 "문인록에 의하면 400여명의 이름난 제자들이 있을 정도로 당대의 최고의 학자"라고 설명했다. 
 
임 관장은 또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항일의병장 척암 선생의 유물이 마침내 독립된 고국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면서 "이번 기회로 전국의 개인이 가진 책판을 모아 세계기록유산에 포함시키기 위해 등재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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